신임 편집국장 취임후 다양한 접근 ‘주목’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친여매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최근 참여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어 언론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바다이야기’는 물론 FTA, 전시작전권 환수, 청와대 인사 정책, 노동문제 등 사회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서 이들 신문들은 친여매체라는 비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청와대 게시판과 국정 브리핑은 이들 신문의 기사에 대해 반론과 반박으로 대응하고 있어 남은 참여정부의 임기 동안 이들 매체와의 대립이 계속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신문사의 변화의 중심축은 역시 편집국장이다. 경향은 지난 5월 17일 송영승 편집국장이, 한겨레는 지난달 4일 오귀환 편집국장이 취임했다. ‘허니문 기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불러온 편집국의 방향성과 제작의 진지함은 변화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이 진보적 색채가 퇴색했다는 외부적 평가를 받을 때 등장한 인물로 방향성 혹은 이념적 측면에서 과거의 색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내외적 평가다.
경향신문의 경우 최근 기사와 사설, 칼럼 등 많은 지면을 할애해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경향은 지난 6월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의 인터뷰와 기사를 통해 386 세대와 전교조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참여정부와 대립을 이뤘다. 또한 FTA에 대해서는 줄기차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기사와 사설을 견지했다. 특히 지난 9일자 4면에는 “정권비판 엄두도 내지 말란 말이냐”라는 기사를 통해 자사가 보도한 ‘FTA 강행 배경’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의 한 기자는 “독립언론이라는 기치의 방향성이 송 국장 이후 크게 강화됐다”며 “우리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서 ‘과연 우리의 목소리는 있느냐’는 회의가 편집국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여신문이라는 외부의 인식에 대해 경향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경향 노조 이중근 위원장은 “전교조 또는 참여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을 할 때는 진보는 진보대로 ‘왔다갔다’한다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고 보수는 ‘그래도 경향은 어차피 친여매체’로 인식하고 있어 양쪽에서 비판받고 있다”며 “친여지라는 규정이 우리 내부에서도 자기 검열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겨레도 최근 부쩍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사정책과 FTA는 물론, 당청 간의 갈등 등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편집국의 한 기자도 “오 국장 오자마자 기사의 비판 수위가 달라졌다”고 표현할 정도다.
최근까지 한겨레는 비판력이 무뎌졌다는 내외부적 평가에 시달렸다. 자체적으로도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기존에는 ‘기본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고 평가한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편집국의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 오 국장의 취임 이후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친정부적 신문이 아니라 능력이 부족해 비판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자도 “작년에 새 사장이 취임한 이후 줄곧 개혁 기조를 유지하다 조직 전체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며 “전 국장과 현 국장이 스타일이 다르지만, 새출발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 국장의 취임이 가져온 변화지만 이슈 파이팅이 강화된 것은 우리 신문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