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말하는 'MBC 분투의 기록'

관훈클럽서 책 '분투없이 열리는 길은 없다' 출간 기념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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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관훈클럽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책 ‘분투없이 열리는 길은 없다’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인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우리나라 공영방송은 시민들이 쌓아온 민주화 운동의 산물인데 저절로 주어진 게 아니라는 것, 과거엔 많은 패배의 기록들이 있었지만 승리할 수도 있다는 것, 그 승리를 하는 데 분투한 분들이 있다는 것. 그것들이 잊히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22일 서울 중구 관훈클럽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책 <분투없이 열리는 길은 없다>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과 최경영 기자가 패널로 참여한 이날 북토크엔 권 이사장이 겪은 여정을 응원하고 연대한 MBC 구성원, 언론계 동료·원로 등 40여명이 찾아 축하를 건넸다.


책에는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맞선 권 이사장의 4년간의 기록과 생각이 담겼다. 이부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의 감상처럼 이 책은 “지지 않고 조금씩 이겨나간 기록”이기도 하다. 감사원의 국민감사 청구 수용을 시작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사·감독, 검찰·경찰의 수사 등 권 이사장을 향한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났고, 2023년 8월 기어이 방통위는 권 이사장을 해임했다. 해임 처분 즉시 “물러서지 않겠다” 선언했던 권 이사장은 전례 없는 법원의 해임 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들며 이사장직에 극적으로 복귀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이뤄진 후임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도 이끌어냈다.


이 두 건의 집행정지 결정은 정권에 의해 MBC 사장이 교체되는 걸 막을 수 있는 단초가 됐다. 권 이사장은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왔던 고리를 끊었다는 것과 공영방송 이사 임면에 관해 적법 절차의 원칙이 지켜져야 된다는 것이 분명하게 법적으로 확인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를 지켜봐 온 MBC 구성원에게 권 이사장의 분투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병헌 MBC 대외협력팀장은 “2010년 파업, 2012년 파업, 그리고 2013년 보도국에서 쫓겨나고 다시 돌아오는 데 만 6년이 걸렸다. 그 지난했던 시간을 지나오면서 울분, 분노, 자괴감, 패배감이 구성원에겐 많이 남아 있었다”며 “아마 MBC 구성원은 그런 시절을 다시 겪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 주신 선배님들이 계셔서 작게나마 승리를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MBC 후배로부터 이런 얘길 들으니 고맙다”고 화답했다. 방문진 이사장으로 지내온 나날을 돌아보며 MBC를 향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더 좋은 공영방송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선 “치유와 성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내부엔 마음의 상처들이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언론사 내부가, 같이 일한 동료가 서로 적이 될 이유는 없는 건데 결국 정치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든 거잖아요. 처음 방문진 이사장이 될 때 소수노조 사람들을 만나보려 했으나 행동 하나가 오해와 잘못된 결과를 만들까 싶어 발을 내딛다 뒤로 돌아온 게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손가락질만 해선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어갈 때 나한테는 문제가 없는지 돌아보는 노력이 앞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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