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MBC를 “편파·왜곡 보도매체”라 규정하며 15일 내부 언론 스크랩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MBC가 서울 GTX 삼성역 공사에서 2500여개의 주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과 서울시 은폐 의혹을 단독 보도한 것을 두고 나온 조치인데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5월 MBC의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관련 보도가 특정 기간 무려 76번 반복돼 보도됐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편파·왜곡 보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부 언론 스크랩 제외를 알렸다. 언론 스크랩 자료는 내부에서 행정 검토를 위해 시장과 간부들, 공무원들이 참고하는 자료다. 이날 나온 서울시 내부 언론 스크랩 첫 장엔 “편파 왜곡 보도매체는 스크랩에서 제외합니다. 제외매체 MBC”라고 명시돼 있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치의 반성 없이, 급기야 치졸한 보복 조치로 스스로의 졸렬함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보복성 언론 배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였던 5월20일 ‘GTX 철근 누락’ 관련 보도를 한 MBC 기자들과 간부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MBC본부는 “권력에 대한 비판 보도를 원천 봉쇄하려는 무도한 겁박”이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초대형 공사의 부실시공 정황을 포착했다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이를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의 마땅한 책무”라고 비판했다.
당선 이후에도 오 시장은 MBC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선 철근 누락 보도에 대해 “국토부가 알게 된 게 4월 말이고, 안전 문제가 없다고 이미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선거 기간 한복판에 MBC가 무려 70여 차례 보도했다”며 “MBC가 문제 제기를 하고, 민주당이 받아 증폭시키고, (정원오 후보) 선거 캠프가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삼각 관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15일 입장문에서 “언론 스크랩 배제 조치의 이유를 설명하는 서울시의 논리는 실소를 자아낼 만큼 한심하고 무능하다”며 “MBC가 GTX 철근 누락 보도를 70여 건 보도하는 동안 KBS는 118건, 조선일보는 97건, 연합뉴스는 79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MBC보다 더 많이 보도한 언론사가 즐비하다. 이 모든 언론사들이 모두 편파 왜곡 보도 매체인가. 그렇다면 서울시는 왜 이 언론사들은 스크랩에서 제외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스크랩 문서에서 MBC를 지운다고 해서 삼성역 지하에 누락된 철근이 되살아나지 않는다. 서울시의 관리 감독 소홀 책임 역시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 서울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비판 언론에 대한 무도한 협박이 아니라,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부실시공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후속 조치 마련”이라면서 “권력의 그 어떤 낙인찍기와 협박에도 결코 굴하지 않으며, 권력 감시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벼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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