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수신료 통합징수가 재개되면서 KBS의 수신료 수입이 원상복구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전체 경영 실적 개선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졌다. 본업인 콘텐츠 판매와 광고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사업 외 수입 확보를 위해 추진하던 송중계소 부지 매각마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월드컵 중계권 구매 부담까지 떠안은 KBS가 일부 시사·교양 프로그램 폐지를 검토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이사회에선 1분기 경영실적 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예산안 대비 저조한 콘텐츠 판매와 광고 수입 실적을 두고 이사들의 질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KBS의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BS의 1분기 광고 수입 목표는 308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248억원으로 목표치의 81% 달성에 그쳤다. 콘텐츠 수입 역시 737억원으로 예산 대비 5억원이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신료 수입의 경우 목표액인 1651억원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KBS에선 올해 사업수입이 당초 예산안보다 217억원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4월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2026 연간 수지 전망 일부를 공개하며 “콘텐츠 판매수입과 광고수입, 협찬 및 캠페인 수입이 각각 46억원, 148억원, 23억원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영진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희생양 삼고 있다는 지적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KBS는 올해 467억원의 적자를 예상, 4일부터 제작비 129억9000만원을 절감하는 예산긴축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말 예산 편성 당시 4억원대 흑자를 전망했지만 송중계소 부지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며 수백억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KBS는 예산안 수립 당시 송중계소 매각 수입 약 480억원을 포함해 사업외 수입 522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1차 경영 수지 전망에서는 408억원 삭감한 114억원으로 사업외 수입을 내려 잡았다.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KBS 내부에서는 월드컵 중계권 구매비용을 제작비 감축으로 충당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KBS가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구매를 확정한 4월20일 이후 KBS에선 1TV서 방영 중인 ‘이웃집 찰스’, ‘황금연못’과 2TV서 방영 중인 ‘셀럽 병사의 비밀’ 등 3개 프로그램에 대한 폐지 논의가 진행됐다.
이에 4월30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적자가 만연한 상황에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이자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드는 월드컵 중계권 구매를 결정했다. 그 영향이 프로그램 폐지까지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이노조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우리 조합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140억원 규모의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결정하며 막대한 지출을 감행했다”면서 “경영 위기 속에서도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지출이 있었다면, 콘텐츠 축소와 프로그램 폐지 검토 역시 그에 못지않게 명확한 기준과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KBS는 예산 긴축과 프로그램 폐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BS 관계자는 “폐지를 협의 중인 프로그램은 시청률과 제작비 집행실적 대비 손익(ROI)을 기준으로 선정됐고, 채널 경쟁력 강화와 시청자 중심의 기획을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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