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매경 유료화, 재테크 초점… 종합지와 다른 길 보여줄까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
종합투자 지침 '매경플러스 멤버십'
기존 종합지 유료화 시도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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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과 매일경제신문이 이달 초 잇따라 디지털 유료화 서비스를 론칭하고 나섰다. 앞서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 이은 주요 경제지의 본격 유료화 행보다. 특히 투자정보와 재테크에 초점을 맞춘 두 경제지의 공통적인 지향은 기존 종합일간지의 시도와 상당히 구분되는 유료화 접근이란 점에서 향후 성장세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경제는 6일 “인공지능(AI)을 넘어서는 성공투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유료 프리미엄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을 출범했다. 바로 다음 날인 7일 매일경제는 “독자 여러분을 부자가 되는 길로 안내하는 새로운 서비스”라며 ‘매경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였다. 주요 신문사에서 “당신을 성공 투자의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한경), “투자자를 위한 종합 투자 지침서”(매경)를 잇따라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주요 경제지 두 곳에서 하루 차이로 서비스를 내놨다. 주식 고공행진 속에 오픈했고, 양쪽에선 초기 성과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한경은 ‘지난해 TF 활동을 통해 올해 5월을 목표로 준비했고 연휴 일정 등을 감안해 날짜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매경은 ‘6개월 이상 준비 끝에 4월 초 오픈 시점을 공표했고 17년간 이어온, 일반인이 가장 많이 오는 행사 ‘머니쇼’ 시기와 맞춰 열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투자·재테크 정보’에 방점을 둔 공통점이 주요하다.


한경 관계자는 “신문 독자층 상당수가 투자,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봤다”며 “정치나 사회 콘텐츠도 고민했지만 독자가 돈을 낼 만하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한 결과로 투자 콘텐츠를 잡은 것”이라 설명했다. 노영우 매경 디지털혁신센터장은 “대가를 지불하고 들어와 보는 콘텐츠는 특히 수요자 위주로 판단해야 하는데 신문 독자가 제일 관심 많은 게 경제, 재테크라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했다.


유료 콘텐츠 구성과 기사생산 주요 주체 등에선 차이도 엿보인다. 한경은 에픽AI(인공지능 기업분석), 한경EXCLUSIVE(특종)를 비롯해 글로벌,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원자재·에너지·코인, 부동산, 자산관리, 상속·세금 등 9개 영역(세부 28개) 아래 일선 기자들이 생산한 기사를 제공한다. 투자 영역 구분에 따라 관련 기사를 제공하고 자체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게 했다. 증권부와 산업부, 부동산부 등이 주요 역할을 하지만 사안과 부서별 기준에 따라 기자 전반을 유료 콘텐츠에 참여시킨다. 한경 관계자는 “특정 부서가 전담하는 식이 아니고 지불 용의가 있는 기사 선정에 내부 기준이 있다. 지면의 경우 편집국장과 디지털 국장 등 판단에 따라 유료 기사를 일부 포함하는데 유료 콘텐츠 강화가 신문 품질을 하락시켜선 안 된다는 원칙”이라고 했다.


매경은 65개 기획 시리즈를 중심으로 유료화를 설계했다. 핵심인 인베스트(투자), 이코노미(거시경제), 머니쇼 등 분야 아래 전문가와 베테랑 기자들이 “경제와 재테크 알짜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매일 제공한다.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센터에서 연재물을 직접 내거나 안팎 원고 요청, 협업 등을 진행해 운영한다. 라이프 카테고리에선 육아, 교육, 미술, 영화, 건강, 레저 등 투자정보 외 콘텐츠도 제공한다. 노 센터장은 “고객이 처음 온 이유는 경제, 재테크일 수 있지만 관심사는 다양할 수 있다. 들어온 고객들이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했다.


가장 큰 차이는 구독 가격이다. 매경은 일반 가입자 월 5900원(연 5만9000원), 신문 구독자 월 2900원 등의 가격이다. 한경은 월 2만원(첫 6개월 할인가 1만원, 연 10만원), 신문 구독자 0원을 책정했다. 두 매체 모두 국내외 언론과 OTT 등 가격을 참고했고 많은 논의 끝에 정했다는 설명이다. 한경은 종합지보다 경제지가 상대적으로 더 비싼 해외 언론 가격 구조, 매경은 국내 여건을 더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언론의 디지털 구독료(기본 상품, 프로모션 제외)는 월 기준 파이낸셜타임스 45달러, 월스트리트저널 38.99~44달러, 뉴욕타임스 30달러, 중앙일보 1만5000원, 조선일보 5900원 등이다.


그간 국내 신문사의 디지털 유료화 시도는 종합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2022년 10월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더중플)를 통해 기성언론의 디지털 유료화 첫발을 뗐고 그간 244개 시리즈를 선보였다. 시종일관 콘텐츠를 강조한 방향에서 ‘헬로페어런츠’, ‘머니랩’, ‘팩플’, ‘회고록’과 ‘임윤찬’ 시리즈, 계엄 ‘심층 이슈 리포트’ 등 텐트폴(기대작) 콘텐츠로 성과를 냈고, 이는 국내 언론 유료화 가능 콘텐츠 영역을 개척·검증한 측면이 있다. 전략 콘텐츠 담당 외에 일선 기자 대다수가 유료화 기사를 병행 생산하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타깃한 독자층의 반응이 있느냐, 없느냐’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3년만에 나온 조선일보의 ‘조선멤버십’은 독자 제공 리워드에 방점을 둔 설계로 주목받았다. 연재물과 별도로 행사, 연주회, 여행상품, 상조 등의 예매·할인 혜택을 주고, 온라인 쇼핑몰인 ‘조선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7000포인트를 매월 제공하고 있다. 한국 언론환경 특성상 콘텐츠만으론 한계가 크기에 혜택을 결합했다는 게 설명 요지였다.


두 경제지의 행보는 주요 신문사의 3·4번째 본격 디지털 유료화 시도다. 특히 주요 경제지가 강력한 구매 동인을 지닌 분야로 유료화에 나섰다는 의미가 크다. 언론 핵심 상품인 콘텐츠를 두고 종합지는 크게 독자의 ‘필요’와 ‘재미’에 소구하는 여러 갈래 콘텐츠를 내놨지만 상대적으로 ‘숫자’로 나타난 성과는 더디거나 정체됐다는 평을 받아왔다. 두 경제지는 투자정보라는 좁은 영역에 역량을 집중했고, 이는 국내언론이 일반 독자의 구매의사에 도전하는 가장 ‘뾰족한’ 접근일 수 있다.


유료화를 준비 중인 한 종합지 디지털 부문 관계자는 “종합지 유료화 고민의 한 축이 콘텐츠적 차별성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라면 ‘돈을 벌게 도와준다’는 경제지의 접근은 상당히 강력하고 성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도 “다만 투자정보가 증권사 등에 견줘 언론의 비교우위 영역인지, 그런 정보제공이 언론 본연 역할에 충실한 것인지, 언론윤리나 저널리즘 측면에서 부작용은 없을지 등 우려도 남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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