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원로 언론인 모임인 광주전남언론인회가 14일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세미나실에서 ‘광주 5·18민중항쟁과 보도 검열’을 주제로 시민강좌를 열었다. 강연자로 나선 김주언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전두환 신군부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포고령에도 언론 통제 조항이 등장했다”며 “보도 검열은 단순한 과거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반복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과제”라고 말했다.
1980년 4월 한국일보에 입사해 견습기자 시절 직접 보도 검열 현장을 경험한 김 전 회장은 당시 계엄사 보도검열단 구조와 운영 실태를 증언했다. 그는 “서울시청 내 보도검열단 사무실에서 매일 검열 지침이 내려왔고, 언론사들은 그 지침에 따라 기사를 미리 걸러낸 뒤에도 다시 검열관의 삭제와 수정 지시를 받아야 했다”며 “당시 검열은 단순한 기사 삭제를 넘어 진실을 숨기고 왜곡된 정보를 생산하는 체계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5·18 당시 실제 현장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며 공동체를 지켜낸 공간이었지만 검열된 언론은 이를 철저히 배제했다”면서 “결국 광주를 폭동으로 몰아간 왜곡 보도의 출발점 역시 보도 검열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실제 보도 검열 문건과 삭제 기사, 검열 지침 사례, 백지 광고 사례 등 당시 언론 탄압 자료들을 소개했다.
김 전 회장은 강연 후 옛 전남도청 앞에서 보도검열관실 복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언론 탄압 현장이었던 보도검열관실을 제외한 채 전남도청 개관을 강행하는 것은 역사의식의 부재이자 오월 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옛 전남도청은 5월18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보도검열관실은 원형 복원 과정에서 누락됐다. 이날 1인 시위에는 김성 광주전남언론인회 회장과 나의갑 전 5·18 기록관장 등 광주·전남지역 원로 언론인들도 참여했다.
1980년 당시 전남도청 별관 2층 농정국장 사무실에는 ‘계엄사령부 전남북계엄분소 보도검열관실’이 있었다. 그곳에서 검열을 받았던 지역 원로 언론인들은 검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옛 전남도청 공간에 보도검열관실 복원을 요구해 왔다. 광주전남언론인회는 보도검열관실 복원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