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들 놀이터 '나사'… 인류가 한 목표 향해서 가는 느낌"

[인터뷰] 국내 유일 '아르테미스 2호' 현장 취재한 양한주 국민일보 기자

  • 페이스북
  • 트위치

4월1일,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됐다. 54년 만에 인간의 눈으로 달을 관측하고 지구로 돌아온 열흘은 향후 달 기지 구축을 위한 기술·데이터 기반을 마련하는 시험비행이자 인류가 우주로 한 발을 더 내디딘 행보로 평가된다. “카운트가 ‘0’이 되고 흰 연기를 뿜으며 천천히 로켓이 올라갔다. 미리 써둔 기사를 얼른 전송했어야 하는데 지켜보다 얼이 빠졌다. 조금 늦게 버튼을 눌렀더니 한국에서 제일 먼저 쓴 기사가 아니었다.” 이 여정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국내 유일 현장 취재한 양한주 국민일보 테크이슈팀 기자는 4월30일 인터뷰에서 발사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국내 유일 ‘아르테미스 2호’ 현장 취재를 한 양한주 국민일보 기자가 3월3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방문자센터 잔디밭에서 포즈를 취했다. /국민일보 제공

당초 발사는 2월 예정이었다. 인류 과학의 결정체인 우주선 발사는 인간 뜻대로만 되지 않았다. 이 족적을 전하려는 기자의 계획도 흔들렸다. 1월 중순 현 부서로 발령날 쯤 팀장의 제안에 급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발사대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취재신청은 마감됐고, 관제 컨트롤타워인 텍사스주 휴스턴 존슨 우주센터 취재를 시도했다. 여러차례 메일과 전화에도 회신이 오지 않았다. “도움을 요청한 우주항공청에서 나사에 메일을 보내줬고, 이후 1월 말 확답을 받았다.”


곧장 출장준비를 했는데 출국 2~3일 전 발사 불가 통보가 왔다. 항공권을 취소하고, 호텔에 사정해 환불받았다. “3월 발사도 확신할 수 없으니 일정 잡기가 어려웠다. 못 간다 싶었다.” 팀에서 다른 기획을 하며 기다리던 중 4월 발사가 예정돼 다시 준비를 하던 중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케네디 우주센터 취재를 위해 도움을 요청했었는데, 나사에서 아직 의향이 있는지 물어왔다는 연락이었다.


그렇게 두 곳 모두 취재하는, 4월6일까지 8박10일 출장이 성사됐다. 발사 예정이 4월1~6일로 유동적이었다. “1일 발사가 미뤄지면 양쪽 숙소를 연장, 취소하며 유연하게 움직여야겠다고 판단하고 출발했다.” 18시간 비행 끝에 3월30일 밤 현지에 도착했고, 31일 방문자센터를 취재해 예고기사를 썼다. 대망의 4월1일, ‘간다, 못 간다’ 여러 고비 끝에 오후 6시35분, 로켓이 불을 뿜었다. “10분 전 본격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환호가 나왔다. 처음엔 발사대까지 꽤 머네 싶었는데 6km 밖까지 불빛과 진동, 소리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저기 사람이 탔고 달에 간다고?’ 실감이 났다.”


현장 인터뷰를 하며 역사의 순간에 있었음을 실감했다.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영상을 보내고, 브리핑 취재를 마치니 밤 10시였다. 발사가 됐으니 2일엔 휴스턴에 가야 했다. 불확실성이 커 항공권 예약을 못했다. 공항에선 티켓을 안 팔고, 사이트는 24시간 내 구매가 불가하다고 했다. 곡절 끝에 비행기 출발 1시간 전 항공권을 구했다. 현장에서 홀로 판단하고 답을 찾는 일은 존슨 우주센터 취재에서도 이어졌다. 13~14시간 시차 탓에 조언을 받기 어려웠던 터 매일 브리핑에서 과학자 인터뷰와 투어를 신청하거나 별도 취재를 판단해 진행했다. 이번 탐사에서 우주비행사들은 화장실이 고장나는 돌발상황을 겪으며 임무를 수행했는데 우주에서도, 땅에서도 각자 일이 되게 하는 과정은 지난했다.


‘남일’처럼 다가오는 우주 프로젝트는 늘 명분을 도전받는다. 강대국들의 달 탐사와 경제적 동인, 미래 영감 제공 등 이유를 들 수 있지만 한국 기자들은 더 고민이 큰 지점이다. 나사조차 비용 탓에 여러 국가, 민간과 협업하는 흐름에서 양 기자는 ‘한국과 연관성’을 묻는, 거기 있어 가능한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 팀에선 기획 <우주로 열리는 Moon>을 통해 한국 우주탐사에 제언을 더했다. 특히 “팀에서 달 탐사를 말할 때 필요한 전문가는 거의 다 만났고, 다음에 이를 다룰 때 봐야할 기사를 썼다”는 자부심이 크다.


2019년 12월 국민일보 입사로 언론계에 입문한 1993년생 기자는 종교부, 산업부, 사회부 등을 거쳤다. 이번 달 탐사선 발사 현장 한국인 단독 취재에 “도파민이 쏟아지고, 한편으론 책임감과 부담도 컸던” 경험은 개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신들의 일을 너무 사랑하는 덕후 놀이동산에 다녀온 기분이다. 전쟁이 한창인데 우주비행사들은 ‘올라가 보니 지구는 하나’라고 한다. 우주탐사는 인류가 한 목표를 향해 함께 간다는 느낌을 주는데 그 자체가 크게 와닿았다. 회사에선 제가 스타트를 끊었다고도 하시는데 이번 취재가 우주취재 기회를 더 열고, 한국언론이 더 다루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혹시 아나. 미래에 대표 기자를 뽑아 달 체험기를 쓸 기회가 올지.”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