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째 '무급 방송' TBS 구성원들, 광화문서 마이크 든 이유

6·3 지선 앞두고 광화문광장서 피케팅 및 릴레이 발언 시작
선거 전날까지 진행… "TBS 운명 결정할 선거, 한 번 더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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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TBS의 기획 작가입니다. 1년 9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가족들에게 온갖 구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버티고 있는 이유는 권력에 의해 방송사가 폐국되는 사례를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162명의 방송 노동자들이 끝까지 버틸 거니까요.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드리겠습니다.”

6일 오전 11시5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점심시간으로 들뜬 행인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송지연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은 마이크를 들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생업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또 비는 시간에 이렇게 광화문에 나와 TBS 상황을 알리는 릴레이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TBS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TBS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연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릴레이 발언을 하고 있다. /강아영 기자

TBS지부는 이날 점심시간에 맞춰 광화문 사거리에서 피케팅과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일민미술관 앞 등 횡단보도 각 지점에서 피케팅이 진행될 동안 광화문광장에선 구성원들이 발언하는 방식이다. 송지연 위원장은 “지방선거 직전인 6월2일까지 매일 3~5명의 구성원들이 참여해 릴레이 발언을 할 예정”이라며 “발언은 모두 기록해 두고 나중에 책으로도 엮을 것”이라고 말했다.

"TBS 사태, 구성원 및 그 가족들 1000여명 생계 달린 문제"

이날 피케팅엔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 이민준 TBS 아나운서, 김선환 TBS 기자 등이 참석해 릴레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호찬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고 서울시의회가 국민의힘 체제로 바뀐 뒤 첫 번째(실제론 2호 안건)로 발의된 것이 바로 TBS 폐지 조례”라며 “그 이후 TBS는 한 순간에 폐국 위기로 몰렸다. TBS는 서울 시민의 재산인데, 비판적인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방송사를 통째로 날려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 여러분들이 TBS 사태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며 “TBS 구성원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버티고 또 버텨서, TBS를 반드시 정상화시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릴레이 발언을 하고 있다. /강아영 기자

이민준 아나운서도 TBS에 많은 도움과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서울시 예산이 1년에 51조원이라고 한다”며 “어마어마한 예산이 집행되고 있지만 그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서울시민들에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TBS에선 4년 만에 오는 6·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진행해 서울시의원은 누가 되는지, 또 구청장과 구의원은 누가 되는지 중점적으로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향한 감시 기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그러기 위해선 서울시민 여러분의 도움이 간절하다. 저희는 계속해서 서울시민을 위한 방송을 제작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준 TBS 아나운서가 광화문 사거리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강아영 기자

김선환 기자 역시 “서울시의 시정과 의정 활동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각종 재난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해왔다”고 강조하며 “다시는 공영방송의 본분에 어긋나는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TBS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는 단순히 방송국의 문제가 아니라 1000여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다.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저희에게 다시 한 번 서울시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TBS는 2022년 서울시의회에서 ‘TBS 지원 조례’ 폐지가 결정되고 2024년 출연금 지원 중단, 출연기관 해제 이후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1년 9개월째 급여가 나오지 않아 직원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으며 이미 절반 이상이 회사를 떠나 현재 162명의 직원만 TBS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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