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중인 뉴스타파 기자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유죄가 확정됐다. 오히려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며 권 의원이 기자를 맞고소한 사건은 최근 경찰이 모두 각하했다.
26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권 의원의 기자 폭행 혐의에 대한 벌금형이 최근 확정됐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30일 권 의원에 대해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이에 불복한 권 의원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며 24일 첫 공판기일이 예정됐었다. 하지만 권 의원이 8일 정식재판 청구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당초 약식명령이 확정됐고 서울남부지법은 24일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의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지난해 4월16일,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마이크를 내밀며 질문하는 이명주 뉴스타파 기자 손목을 잡은 뒤 20m 이상 끌고 갔다. 자신의 보좌관과 국회 직원 등에게 “도망 못 가게 잡아”라고 지시하고, 뉴스타파를 가리켜 ‘지라시’라고 하기도 했다. 당시 이 기자는 12·3 비상계엄 후 국민의힘이 전국에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건 데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사과하는 것인지 질문했다.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현업단체들은 당시 잇따라 성명을 내고 “권 원내대표는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상엔 신체적 위협은 고사하고 뉴스타파 기자와 촬영 기자를 제외하고는 권 원내대표와 보좌진만 가득했다. 정작 위협을 당하고 손목을 잡힌 당사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편한 질문은 무시하고, 급기야 폭력행사도 주저하지 않는 이 같은 행태는 국민의 알권리와 권력 감시를 사명으로 해온 언론의 역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뉴스타파와 이 기자는 이후 권 의원을 폭행, 명예훼손, 상해, 체포치상 등 4가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이 중 폭행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손목이 부어오른 이 기자는 당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그해 10월 이 기자를 공무집행방해,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폭행 등 6개 혐의로 맞고소한 바 있다. 권 의원은 고소장에서 이 기자가 국회 방문 목적을 허위기재해 무단 출입했고, 국회의원회관에서 비상계엄 관련 질문을 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 등을 했다.
이에 대해서 서울영등포경찰서는 17일 권 의원의 고소 건을 각하했다. 경찰은 불송치(각하) 결정 이유서에서 “피해자의 진술이나 고소장에 의할 때 피의자는 피의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함에 명백하여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각하한다”고 밝혔다.
이명주 뉴스타파 기자는 29일 본보와 통화에서 “(벌금) 액수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한 취재 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손틀막’을 하며 비판적인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게 명백한 언론 탄압이고 유죄란 판단이 나온 것”이라며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선례로 남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는 28일 항소심에서 권 의원에게 1심 재판부와 동일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건희 특검팀의 공소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사건은 정치권력과 종교가 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위험을 야기했고, 정교분리 원칙을 위협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을 발생하게 했다”고 판시했다. 징역 2년이 확정되면 권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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