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석 KBS 이사가 3월 열렸던 세 차례 이사회에 모두 참석하지 않고도 약 300만원의 보수는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추진비 또한 100만원 넘게 썼다. 본보는 이사회 불참 사유 등을 듣기 위해 서 이사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서기석 이사는 3월4일 당시 이사장이던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된 이후 KBS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3일 공개된 KBS 이사·집행기관 보수 및 수당 내역에 따르면 매월 이사들에게 지급되는 기본 급여 284만5000원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장 직위를 유지 중이던 3월3일까지의 기본급여 420만원과 불신임안 가결 이후 이사의 기본 급여인 270만원을 일할계산한 금액이다. 비상임직인 KBS 이사의 경우 기본 급여에 더해 회의 및 간담회 참석 수당을 월별 보수로 지급받는다.
이에 더해 서 이사는 이사회에 나오지 않은 3월 한 달 동안 약 11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이 중 집행 목적이 불분명한 ‘유관기관관계자 면담’에 쓴 비용이 약 46만4700원으로 전체 금액의 42%를 차지한다. 다른 이사들이 ‘언론관련 학회 인사 미팅’, ‘작가협회 간담회’ 등 업무추진비 집행 목적을 비교적 상세히 밝힌 것과 대조된다.
앞서 3월4일 KBS 이사회는 ‘한국방송공사 서기석 이사장 불신임에 관한 의결 안건’을 상정했고, 서 이사장을 제외한 10명의 이사가 참석해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로 인해 서 이사장은 이사장 직위가 즉시 박탈됐지만, 이사직을 상실한 것은 아니라 이사회 회의 및 안건 의결에는 참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서 이사는 불신임 안건이 처리된 이날 이사회부터 줄곧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3월에만 이사회가 두 차례 더 열렸고, 새 이사장 안건 선출 외에도 KBS 현안과 관련해 이사들의 의견과 판단이 필요한 안건들이 논의됐다. 11일 이사회는 박장범 KBS 사장이 9시 뉴스 리포트에 ‘계엄 방송 개입’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보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한 감사 요구안을 상정했고, 25일엔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방송을 위한 KBS의 준비사항 및 공정성 확보방안이 보고 안건으로 올라왔다. 방송법은 이사회가 KBS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임을 명시하고 있다.
서기석 이사 불참으로 KBS 이사회는 안건 의결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사회는 새 이사장 선출 방식을 3월11일 이사회와 18일 간담회, 25일 이사회 등 세 차례에 걸쳐 논의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없어 이사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사장 호선을 위해서는 재적이사 11명의 과반인 6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야권 성향의 서 이사를 제외하면 이사회 여야 구성이 5:5로 동률이라 의결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로 인해 KBS 이사회는 현재 임시의장 체제로 운영 중이다.
서 이사는 불참 사유 역시 이사회에 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KBS 이사들이 부득이하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사무국에 사유를 전달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 한 KBS 이사는 “서 이사가 사무국에 따로 사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사 단체 채팅방에도 불참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본보는 서 이사에게 전화와 메시지를 통해 일곱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첫 통화에서 ‘회의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더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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