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 6개월여 만에 첫 전체회의를 개최해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를 의결하고 개정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 시행을 위한 후속조치 등 보고안건을 접수했다. ‘2인 체제’ 등으로 파행 운영돼 온 전신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해 4월 마지막 회의 이후로 1년 만에 이뤄진 전체회의이기도 한데, 공백 기간 동안 안건이 쌓일 대로 쌓였던 만큼 3시간 동안 회의가 이어져 무려 총 23건의 안건이 이날 처리됐다.
2024년 12월31일 이미 재허가 기한이 만료한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등 방통위 시절 때부터 밀린 현안이 이날 회의에서 우선 처리됐다. 방미통위는 KBS 1TV, MBC, EBS, TBS 등 11개 지상파방송사업자와 5개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등 150개 방송국의 재허가 심사를 진행한 결과 총점 1000점 중 700점 이상을 받은 방송국 40곳에 5년, 650점 이상 700미만 방송국 93곳엔 4년의 유효기간으로 재허가를 의결했다.
이 중 KBS 1TV, MBC, EBS는 5년 재허가를 받았는데, 편성위원회 설치, 보도책임자 임명동의 여부 등 방송3법 개정 사항에 대한 이행 실적을 2개월마다 방미통위에 제출해야 한다는 재허가 조건이 부여됐다.
방미통위는 TBS 등 650점 미만을 받은 3개사에 대해선 4월 중 청문 절차를 통해 미흡 사항에 대한 원인 분석 및 개선 방안, 경영 개선 계획과 의지 등을 확인해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고민수 상임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TBS의 경우 2019년 방통위가 상업 광고를 제한할 때 TBS 재정 상황이 바뀌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 지금 그 상황 변경에 해당한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재정 상황 변화에 따른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 등 이어지는 여러 정책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방미통위는 지난해 12월과 올 3월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된 8개 방송사업자에 대한 재허가 세부계획을 의결했다. 재허가 심사를 위해 9인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재허가 여부를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열악한 지역 방송사 환경 등을 고려해 향후 재허가 조건,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재허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최수영 비상임위원은 “저희 위원회가 시작하기 전에 있었던 재허가 심사위원회에서 정성적, 정량적 평가를 통해 내린 기준”이라며 “앞으로 재허가 의결을 할 텐데, 재허가 조건을 부과할 때 상식선으로, 원인적 결과에 따라서 해야 된다고 본다. 사례들을 정확하게 진단해 시정 조치들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향후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엄중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 위원도 “과거부터 내려오던 심사 기준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지역 방송사에 ‘부대사업을 방송사 공적책임에 훼손되지 않도록 부과’한 재허가 조건에 대해 “지역 방송사들의 재정 상황이 아주 열악한데, 재원 확보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부대사업도 통제를 받는 상황 속 이런 기준이 방송 사업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것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가 있다. 재허가 과정에서 현장에서 그들의 현실이 어떤지를 직접 의견을 듣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를 재허가 조건으로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역시 시급한 안건이었던 개정 방송3법 후속조치는 이날 보고안건으로 접수돼 4월 입법예고 기간을 두고, 5월 심의·의결하기로 추진 계획이 세워졌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개정된 방송3법은 이미 지난해 8월 시행됐지만 방미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 단체 규정, 편성위원회 종사자 범위 및 대표 등의 시행령, 규칙을 만들지 못해 새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미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우선 방미통위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편성책임자 미선임, 편성규약 미준수 및 편성위원회 심의·의결 사항 미이행 등에 대한 과태료 기준 금액을 설정했다. 또 방미통위 규칙 제·개정을 통해 편성위원회 구성 관련 종사자 범위를 ‘방송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로 하되, ‘부서장 이상의 간부는 제외’하도록 했다. 종사자 대표는 ‘해당 종사자들이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종사자 과반이 소속된 노조가 있는 경우 해당 노조가 지정하는 자’를 종사자 대표로 하도록 했다.
또 공영방송 이사 추천 단체인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변호사 단체, 교육 관련 단체 등의 기준과 요건을 규정해 방미통위가 공개모집을 통해 이사 추천단체를 선정하도록 했다. 해당 안에 대해 방미통위는 입법·행정예고를 통한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및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방송3법 후속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모든 안건은 위원들의 이의제기 없이 가결됐다. 다만 방송3법 후속조치와 관련 최수영 위원은 “국회가 사정 상 상임위원 1명을 추천하지 않아 6인 체제로 시작했는데 사회적 쟁점이 되는 문제가 있을수록 모두가 참여해 공론화를 통해 이뤄지는 게 맞다. 그렇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상충되는 것 같지만 중용될 수 있는 점 감안해서 위원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부분을 유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성옥 비상임위원은 “(방송3법 후속조치) 입법예고가 5월까지 잡혀있다. 일정이 공개돼있기 때문에 7인 체제 합의로 추진하기 위해선 국회 추천 몫 상임위원 1인이 조속히 추천돼야 하는데, 지금은 언제 추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한 분을 기다리는 원칙을 세워두는 건 적합하지 않다”며 “국회에 추천을 조속히 해달라고 하고, 사무처는 신속한 안건인 만큼 정확하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6명의 상임·비상임 위원이 참석해 개최됐다. ‘7인 정원’인 방미통위 완전체까지는 국민의힘 추천 몫 상임위원 1인만이 남아있다.
한편, 1기 방미통위 위원들이 각각 소감을 전하며 시작한 이날 첫 회의에서 김종철 위원장은 “오랜 기간 위원회가 정상 가동하지 못해 국민의 불편과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를 마치면서는 “앞으로도 심의·의결 안건이 무수히 산적해 있다. 당분간 의견이 모이는 대로 수시로 회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 양해해달라”며 “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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