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포털? 지역언론에 식이요법보다 시급한 심폐소생술

[언론 다시보기]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근래 언론계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약 3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과거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다. 네이버가 지난해 활동 재개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올 2월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평가 기준을 공개하면서 가입을 준비해 온 언론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더 이상 대세가 아니라는 조사 결과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2025 디지털뉴스리포트>에 따르면 포털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는 조사 대상자의 50%로 네이버를 넘어섰다.


사실 온라인보다 동영상 플랫폼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은 세계적으로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다만 우리나라는 레거시 언론의 낮은 신뢰도와 맞물리면서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가 세계 평균(30%)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하는 추세다. 이른바 뉴스 소비의 ‘플랫폼화(Platformization)’ 현상. 뉴스의 생산과 소비, 유통이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틱톡, 엑스(X)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OTT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다. 젊은 층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뉴스 소비도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언론계 현장의 하루하루는 이런 숨 가쁜 변화와 사뭇 다르게 전개된다. 탈포털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OTT의 테크놀로지 공세를 감당할 여력이 없기에, 오히려 외면해 버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I 테크놀로지의 공세는 ‘넘사벽’으로 여겨질 정도다. 특히 자본과 인력 자원에서 취약한 지역 언론계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들에게 뉴스 소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은 응급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건강식 식이요법을 충고하는 것과 같은 자괴감이 들 정도다.


그런 이유로 네이버 입점은 지역 언론사들에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광고 수익이 급전직하한 언론사 입장에서 볼 때 재원확보와 영향력 확대에 유리한 네이버는 당장 거부할 수 없는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월 네이버 제휴위원회 설명회장의 열기가 그토록 뜨거웠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지역 언론 초미의 관심사였던 ‘뉴스 다양성’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정량평가를 통과할 수 있는 언론사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지역 언론계의 우려다. 이에 네이버는 다양성 TF를 통해 지역 언론과 전문 언론의 입점을 배려하는 다양성 구현 방안을 추가로 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별다른 소식을 들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뉴스의 플랫폼화 현상과 뉴스룸 변화에 대해 오랜 기간 관심을 가져온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떠오르는 생각 몇 가지를 토대로 제안해 보고자 한다. 우선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전면화된 이후 우리나라의 지역 언론발 뉴스에서 가장 비중이 큰 기사는 자극적인 사건 사고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사가 지역에 대한 정형화된 인식, 나아가 왜곡된 부정적인 프레임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 다음으로 각종 정치 관련 뉴스도 많아졌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내 수용자의 특성상 정치 뉴스가 많은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짚고 넘어갈 대목은 지역 정치 뉴스가 ‘지역 출신 정치인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전국적인 정치 사안’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박지원이라는 호남 출신 정치인을 통해 전달되는 전국 이슈도 지역 정치로 분류되는 식이다. 중앙 뉴스가 교묘하게 지역 뉴스로 포장되는 꼼수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반면에 현장에 밀착한 뉴스와 행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론적으로 지역 언론의 지역성 평가는 결코 정량평가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동률로 측정하겠다는 현재의 기준으로도 성취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네이버의 다양성 TF에 권하고 싶다. 편견 없이 지역 언론 현장을 이해하고, 애정 어린 시각으로 지역 언론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다양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 주도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의 올해 초 신년사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는 방책 중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다.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