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이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남아있는 TBS 구성원 중 등 떠밀려 남은 사람, 한 명도 없거든요. 저희가 스스로 선택해 남아있는 것이고 끝내 TBS를 지켜내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순간을 좀 기록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윤지우 TBS PD는 3월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마지막 불빛을 지키는 사람들’의 상영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아 지난해 12월부터 내부 구성원들의 무급 투쟁을 기록했다. 윤 PD는 “구성원 개개인에겐 생계가 걸린 절박한 문제”라며 “TBS는 무너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 속에서 마지막 불빛을 지키고 있는 구성원들을 기억하고,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다큐 영화는 1년 7개월간의 무급 상황 속에 구성원들의 일상이 어떻게 파괴됐는지를 담담히 담아냈다. 구성원들은 대리운전, 택배, 식당 아르바이트 등 온갖 생업 전선에 뛰어들면서도 방송 현장을 떠나지 않고 비상방송 체제의 TBS를 지키고 있었다. 정오의 티어로즈 프로젝트 담당 PD이면서 퇴근 후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도형 PD는 영화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며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다음 달 학원 등록할 돈이 없다고 하더라. 학원을 많이 보내는 것도 아닌데, 너무 우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통장 잔액에 마이너스가 붙어 있다”며 “월급을 못 받던 초기엔 없었던 공포심 같은 게 지금 생기는 것 같다. 이 공포심을 이겨낼 해결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TBS엔 이날 기준 163명의 구성원이 남아 있다. 2021년 대비 55% 감소한 숫자로, 실무 가능 인력은 30명 수준이다. TBS의 지금까지 누적 부채는 150억원 이상, 송출료와 사옥 임대료는 장기 체납 중이다. 2022년 서울시의회에서 ‘TBS 지원 조례’ 폐지가 결정되고 2024년 출연금 지원 중단, 출연기관 해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위기다. 김민정 TBS MD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처음엔 희망으로 버텼고, 그 다음엔 빈자리를 나라도 채워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버텼다”며 “지금은 회사가 정말 잘못되면 내가 마지막 불을 끄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열심히 힘을 낼 테니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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