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로 YTN 보도본부장직을 상실한 인사가 YTN 자회사인 YTN라디오 대표이사로 25일 선임되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구성원들은 본사의 문제적 인사가 번번이 임원으로 오는 현실을 개탄하며 ‘방송 개입 불가’, ‘불필요한 임원자리 폐지’, ‘경영과 처우 개선’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YTN라디오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YTN 본사에서 제19기 주주총회를 열어 김종균 전 YTN 보도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확정했다. 1994년 YTN에 입사해 정치부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 대표는 앞서 법원이 보도본부장 선임을 무효라고 판단하자 물러났는데, YTN이 최대주주인 자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등이 YTN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김 전 보도본부장·김호준 전 보도국장 임명처분 무효 소송에서 법원은 1월22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24년 유진그룹이 YTN 최대주주가 된 뒤 취임한 김백 사장은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한 채 보도국장을 임명하고 상위직으로 보도본부장직을 신설해 인사를 내왔는데, 김 신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보도본부장을 맡았었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에서 보도본부장에 대해 “해당 직무를 집행해선 안 된다”고 했고, 사측이 “임면동의제라는 단협을 잠탈하려 한 것”이라 판시했다. (관련 기사: <법원, "YTN, 임명동의 '패싱' 보도국장 임명 무효">)
이번 YTN라디오 대표 선임에 대해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 등은 이날 주총장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는 등 항의 의사를 표하며 크게 반발했다. YTN지부 라디오지회는 이날 “우리의 목소리는 묵살됐고, 사측의 무책임한 인사는 강행됐다”며 “구성원의 분노를 직시하라”는 성명을 냈다. 경영난을 겪는 작은 조직에 ‘별도 대표이사 체제’를 만들어 연봉과 의전비용 부담을 안기고, 심지어 본사의 문제적 인사를 지속 보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경영 실패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디오지회는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부적격 인사를 결국 라디오로 떠넘겼다. 사측은 라디오를 ‘인사 처리장’이자, 제 식구에게 억대 연봉과 전용 법인차량을 챙겨주는 ‘인사 보은장’으로만 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라디오의 자본 잠식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봤는가. 1년 전 무책임한 인사의 경영 실패로 조직이 얼마나 위태로워졌는지 돌아봤는가. 발버둥치는 구성원들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라디오지회는 “구성원은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사측에 더 이상 방만한 경영을 맡길 수 없다”며 “자회사 대표 자리는 ‘안식처’가 아니다. (중략) 이번 인사의 책임을 어떻게 질 건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신임 대표에겐 △방송에 개입하지 말라 △불필요한 임원자리 폐지하라 △영업 손실 방치 말고 영업 계획 제시하라 △자본잠식 해결방안 내놓으라 △라디오 구성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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