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42) 뿌연 하늘, 머뭇거리는 봄

겨울철 공기의 탁함을 계절의 일부처럼 받아들였다. 창문을 닫은 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난방과 멈춘 공기 속에서 미세먼지는 조용히 쌓이면서 사람들은 그 무게를 익숙하게 견뎌냈다. 다가올 봄과 따뜻한 햇살, 맑은 하늘을 기대하며. 하지만 대한민국 봄의 공기는 다른 방식으로 흐려진다. 황사를 타고 온 먼지들이 멀리서 건너와 하늘을 옅게 덮고, 또렷해야 할 풍경을 천천히 지워버린다. 맑아질 듯하다가도 다시 흐려지는 날들이 이어지며 푸른 하늘에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마음은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낀다. 겨울에는 참을 수 있던 공기가, 봄에는 작은 실망으로 남는다. 외출하고 싶은 날 창밖을 바라보다가 괜히 멈춰 서는 순간. 따뜻한 햇살과 어울리지 않는 흐릿한 공기 속에서 봄은 완전히 오지 못한 채 오래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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