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진상규명 특별법, 사개위 긴급과제 됐지만…

["실현 가능성 의문" 목소리도]
수사·감사 요구권 등 강제력에도
법제정·본회의 통과까지 첩첩산중

  • 페이스북
  • 트위치

국무총리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최근 ‘윤석열 정부 언론장악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긴급실행과제로 선정했다. 언론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언론장악 진상규명이 국가 의제로 격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지만, 특별법 제정이 녹록지 않은 만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최근 ‘윤석열 정부 언론장악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긴급실행과제로 선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사회대개혁위원회 출범식. /뉴시스

사회대개혁위는 10일 국회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긴급실행과제 20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15일 출범 이후 약 3개월간 수십 차례의 회의를 거쳐 총 194개의 과제를 도출한 뒤, 즉각적인 정책 반영이 필요한 사안을 추려낸 결과다. 언론 분야에선 이 특별법 제정이 유일한 긴급과제로 포함됐다.


과제의 핵심은 특별법을 제정해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의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법에 따라 한시적 기구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립하고, 조사결과 범죄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고발 및 수사요청과 감사원 감사요구 등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론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위법·탈법 운영 실태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에 대한 부당 개입 및 수신료 분리징수 조치 △YTN 사영화 및 유진기업 불법 선정 의혹 △TBS 폐지를 둘러싼 서울시·방통위·행정안전부의 위법 공모 의혹 △뉴스타파 등 5개 언론사·언론인에 대한 보복성 압수수색과 무더기 소송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간 국정조사 및 상설특검 등을 요구했던 언론계는 일단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석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미심위지부장은 “증거 확보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진상규명위 활동이 법적 강제력을 가진 만큼 방미심위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며 “가짜뉴스신속심의센터 설립 같은 문제점을 밝히고 공익신고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도 “사회대개혁위의 책임자 처벌 취지와 의도에 적극 공감한다”며 “바라는 것은 좀 빠른 시일 내 진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방미통위 구성부터 해서 언론 개혁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데, 좀 더 속도감 있게 조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드러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특별법 제정은 국정조사와 달리 일단 법안을 만들어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취지엔 당연히 공감하지만 여야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도 의문이고 여론화 작업 등도 뒷받침돼야 할 것 같다”며 “언론장악에 부역한 사람들의 범죄 행위나 비리 같은 것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아마 국정조사나 특별법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법 제정이 어렵다면 2차 종합특검이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서라도 언론탄압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특별법을 통해서도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을 조사할 수 있겠지만 만약 형사적 책임을 묻는 거라면 2차 종합특검도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이 의지를 갖고 조사해 만약 관련 내용이 나온다면 특별법 제정 역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도 “저희가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해제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데, 설사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고 해도 정상화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표 선임과 재허가 일정까지 고려하면 올해 말은 돼야 하는데, 지금 저희는 보릿고개 끄트머리에 있는 상황이다. 국정조사든 특별법이든 꼭 조사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사실은 가장 빨리 정상화가 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대개혁위는 이번 과제가 법 제정을 필요로 하는 만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적극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석운 사회대개혁위원장은 “국회 과방위에 검토 의견을 보냈는데 아직 답을 못 받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과방위 쪽과 정책 협의 모임을 가지려 한다. 국정조사는 자칫 정치 공방으로 흐를 수 있고, 형사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도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제대로 진상을 밝히기 위해선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