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박장범 '뉴스9' 해명 방송 감사안 의결 보류

4일 임시이사회서 논의 이어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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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KBS 사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 생방송’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9시 뉴스 리포트로 보도한 데에 대한 KBS 이사회의 감사요구안 의결이 또 다시 보류됐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이사회에서 ‘박장범 사장 의혹’ 관련 9시 뉴스 보도의 방송심의 규정 등 위반 여부 감사 요구안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사들은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1월29일 KBS ‘뉴스9’에 보도된 박장범 당시 KBS 사장 내정자와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최재현 KBS 보도국장 간 통화 내용. 박 사장은 해당 리포트를 통해 “자신이나 보도국장 모두 대통령 담화의 내용은 물론 구체적 시작 시간도 전혀 몰랐다. 계엄방송 준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

이날 해당 안건 상정에 앞서 퇴정하려는 박 전 사장을 두고 질타가 이어졌다. 여권 측 김찬태 이사는 “이사회에서 통화 여부에 대해 수차례 물었는데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답변만 반복했다”면서 “그런데 간부들에게는 통화 내용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사들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길래 (그러냐). 이에 대해 엄숙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저는 팩트를 그대로 이야기드렸다”면서 “‘KBS가 계엄과 관련돼 있느냐’하는 음모론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객관적인 경찰과 내란 특검의 조사를 성실히 받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에 김 이사가 “저는 계엄의 ‘계’자도 이야기하지 않고 통화한 사실이 있냐고만 물었다”고 반박하던 중 서기석 이사장이 휴회를 선포하며 일단락됐다. 박 사장은 1월28일 KBS 이사회에 참석해 “계엄 당일에 당시 KBS 보도국장, 대통령실과 연락한 적이 있냐”는 이사들의 질문에 “수사기관에서 무혐의를 받은 사안”이라고만 답했다.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 등 여권 측 KBS 이사들은 2일 ‘박장범 사장 의혹과 관련된 9시 뉴스 보도에 대한 감사 요구안’을 KBS 임시이사회 긴급 안건으로 제출했다. 1월29일 KBS ‘뉴스9’에서 “계엄 당일 대통령실과 통화는 했지만 방송에 개입하진 않았다”는 박 사장의 입장이 담긴 리포트가 보도된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취재 및 방송 경위를 확인하고, 방송심의 규정과 편성규약 위반 여부 등을 감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권 측 이사들은 해당 보도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사장의 법적·정치적 의혹에 대해 메인 뉴스가 사장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 심의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규칙 제9조 4항은 ‘방송의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열렸던 KBS 임시이사회에서 뉴스 보도에 대한 감사 요구안을 상정, 안건을 비공개로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했다. 법원이 전날 야권 측 이사 7명의 임명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회의가 중단됐다. 이후 이전 12기 이사들이 KBS 이사회에 복귀한 25일 다시 논의가 이뤄졌다.

1월26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KBS 사장 12·3 내란 방송개입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는 박장범 KBS 사장의 영상이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당시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을 사전에 알거나 관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 연합뉴스

KBS 내부에서는 리포트 준비에 사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거론돼 왔다. 당일 오후 박 사장은 보도시사본부 부장단을 소집, ‘계엄 방송’ 관여 의혹에 대해 한 시간가량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고, 직후 KBS 보도국 국·주간단이 해당 리포트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KBS기자협회 등이 보도 전부터 비판 성명을 냈다. 그럼에도 KBS는 이날 밤 <박장범 사장 “계엄방송 준비 사실 무근”...언론노조 “부실수사”> 리포트를 뉴스9에서 방영했다.

보도 직후 KBS 내부에선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반발이 터져나온 바 있다. KBS 20~25기(27~32년차) 선임기자 63인은 1월30일 성명을 내고 “박장범의 일방적 해명만 담은 리포트는 보도가 아니라 ‘개인 홍보물’에 불과하다”면서 “사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대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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