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첫 독점중계' 올림픽 폐막, 시청권 확보 등 과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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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23일(한국 시각)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효자종목인 쇼트트랙뿐 아니라 설상 종목에서만 3개의 메달을 따내며 값진 성과를 거뒀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남겼지만 한편으로 JTBC 단독 중계에 따른 여파가 대회 내내 입길에 오르내린 이벤트이기도 했다.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쇼트트랙 김길리, 심석희, 이소연, 신동민, 이정민, 피겨스케이팅 이해인 등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내 시청자들은 유료방송 한 곳, 뉴미디어 한 곳의 단독 중계로만 이뤄진 첫 올림픽을 경험했다. 앞서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던 JTBC는 1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뉴미디어 파트너인 네이버와 함께 중계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지상파에서 볼 수 없는 최초의 올림픽을 두고 시청권 제약 등의 우려도 나왔다. 이전과 달리 지상파의 홍보전이 없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JTBC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의 첫 금메달 중계를 놓치는 뼈아픈 실책을 했다.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금메달이 나온 순간을 본채널에서 방영하지 못한 것이다. 여러 해외 매체에서도 올림픽 명장면으로 꼽은 13일(한국 시각) 최가온 선수의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역전 우승 장면은 JTBC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됐다. 같은 시각 JTBC는 쇼트트랙 경기를 내보냈다. 단독 중계로는 비인기 종목, 해외 유명 선수의 경기 등 다양한 종목의 중계가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드러난 사안이었다.


JTBC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시청자의 선택권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JTBC는 “최가온 선수가 출전한 경기는 당초 JTBC와 JTBC스포츠에서 동시 생중계했으나,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돼 쇼트트랙으로 전환했다. JTBC가 쇼트트랙 중계 도중 다시 최가온 선수 경기로 전환할 경우, 쇼트트랙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없어지게 된다”며 “쇼트트랙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강세 종목이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시청자의 선택권을 고려해 쇼트트랙 중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초반엔 부진한 시청률도 언급됐다. 개최지와의 8시간 시차로 인해 주요 경기 대부분이 한국 기준 새벽 시간에 진행된 점은 JTBC로선 불리한 조건이기도 했다.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이 1.8%에 불과해 시청률 9.9%(KBS 기준, 지상파 3사 합계 시청률은 18%)가 나왔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와 비교됐다.


대회 중반, 설 연휴 시작과 함께 메달 소식이 전해지며 시청률에서 의미 있는 지표가 나왔다. 16일 이번 올림픽 처음으로 유료가구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넘었다. 김길리 선수가 동메달을 따낸 이날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 경기는 분당 최고 시청률이 17.6%까지 올라 당일 방송된 모든 채널,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플랫폼 독점 중계사인 네이버가 이번 올림픽에서 제일 수혜를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네이버는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통해 경기 라이브, 다시보기와 함께 스트리머가 시청자와 올림픽을 함께 시청하는 ‘같이보기’ 서비스도 제공했다. 네이버 측은 15일 기준 치지직 최대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11월 대비 36% 증가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 같이보기 방송은 18일 기준 1600여건 진행됐고, 주요 경기 동영상 조회수가 합산 1500만회를 넘어섰다고 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LG 전용 TV 앱을 출시해 치지직만의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를 TV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추후 순차적으로 다양한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개별 중계사의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올림픽 자체가 이전에 비해 국민적 관심사로 나아가지 못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붐업 효과에 일조하는 화제의 경기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장면은 오직 네이버, 치지직에서만 볼 수 있었고, 숏폼이나 ‘밈(Meme)’ 영상 등 올림픽 관련 2차 가공물 또한 저작권 위반에 따른 조치로 유튜브, 엑스(X) 등의 다른 플랫폼에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 영상이 담긴 지상파 3사의 올림픽 관련 기사 또한 온라인 상에선 영상으로는 게재되지 못했다. 실제 유튜브, X 국내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시청 접근성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JTBC 관계자는 “바이럴이 많이 돼야 한다는 측면에 있어 아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계권 갈등을 둘러싸고 지상파 3사, JTBC 간 보도를 통한 공방전도 시청자들에겐 피곤함만 남겼다. 12일 지상파 3사는 일제히 ‘무관심 올림픽’, ‘시청권 제한’을 키워드로 JTBC 독점 계약을 비판하는 보도를 했고, JTBC는 이날 뉴스에서 지상파가 올림픽을 소극적으로 보도하고, ‘뉴스권 제공’ 제안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이제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 문제가 남아있다. JTBC는 2032년까지 남은 세 번의 올림픽과 두 번의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다. 동계올림픽 단독중계 파장이 북중미 월드컵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매 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TBC는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를 위한 지상파와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앞서 10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유료방송 올림픽 단독 중계를 놓고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방미통위 방송미디어총괄과는 “지속적으로 4개 방송사 통합 회의를 진행하고 있고, 개별적으로도 의견을 듣고 중재하고 있다”며 “월드컵을 위한 실무적인 중재도 하지만 동시에 법 개정안 검토도 같은 비중으로 하고 있다. 국민 관심 행사 시청 무료 의무화 해외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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