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털시대 말기 또는 AI시대 초입'… 언론계 풍경은

[이슈 분석] 재개 앞둔 네이버 제평위, 매각되는 포털 다음
AI 과도기, 단순 제휴 넘어 언론사별 대응·전략 필요

  • 페이스북
  • 트위치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2년8개월만에 재가동을 앞뒀다. 포털 다음이 매각될 것이란 소식도 들려오며 소위 ‘양대’ 포털 각각의 변화가 비슷한 시기 나온 모습이다. 포털의 행보는 언론에 큰 영향을 미쳐왔지만 이번 국면은 20여년 ‘포털뉴스 시대’의 말기 또는 인공지능(AI)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란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언론계로선 포털 입점 등 기존 제휴나 관계를 넘어 다가올 시대에 걸맞은 AI 대응, 플랫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네이버 뉴스제휴위 재개에 언론계 들썩
2일 네이버가 콘텐츠제휴(CP)사를 대상으로 ‘뉴스제휴위원회 심사·평가 위원 후보 모집의 건’ 메일을 보냈다. 네이버 구독자 200만명 이상인 50여곳 매체에서 지난 5년 내 시청자위원이나 독자권익위원으로 활동한 전직 위원을 전문가 위원 풀(pool)에 포함하기 위해 명단 확인을 요청한 절차다. 풀에 속한 일부는 차후 뉴스제휴위 내에서 입점을 담당하는 제휴심사위원, 제휴사의 규정준수 여부를 살피는 운영평가위원으로 활동한다.


소속 매체와 가까운 인사를 1명이라도 포함하기 위해 여러 언론에선 위원 면면과 명단을 살피고 나섰다. 네이버 CP사인 신문사 A 관계자는 “역대 독자위원이 30명 가량인데 안 좋게 헤어진 분은 걸러내고 ‘믿을만한’ 분을 추천하려 한다. 계열사를 입점시켜야 해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고 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소속 일간지 B 관계자는 “대다수 회원사는 이미 CP사라 관심이 떨어지지만 기존 제휴사의 규정준수 여부를 세게 본다는 말도 있어 주시 중”이라고 했다.


중소매체나 지역신문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팀장급들에게 심사에서 가산점을 받을 기사를 주 7일 발행하라고 주문하거나 기존 CP사 중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구독자 200만명을 넘긴 후 명단을 추천할지 논의 중인 매체가 있다. 지역일간지 디지털 부문 C 기자는 “AI가 급선무라지만 네이버에선 여전히 많은 기사가 유통된다. 트래픽이 빠졌어도 자체 플랫폼보단 월등히 많은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지역신문에선 지역 중소기업 사장 등에게 독자위원 자리를 줘왔는데 미디어나 언론을 모르는 사람이 심사를 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매각 중… 불확실성 커진 환경
네이버는 오는 20일 새 뉴스제휴위 규정 등을 알리는 정책설명회 자리를 열 예정이다. 심사가 재개되지만 개별 언론 입점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긴 어렵다. 독자위원 추천이 득이 될지 자체가 미지수다. 과거 제평위 체제에서 30명 위원 명단이 공공연히 알려지며 로비가 이뤄지자 네이버는 300~500명 규모 풀 구성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성준 네이버 뉴스제휴위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중 50명을 (무작위로) 선정,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네이버는 최소 50명, 풀 인원이 500명 이상일 경우 10% 수준을 심사위 규모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풀의 유효기간이나 심사횟수 등을 봐야겠지만 대다수는 심사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근 3년 만에 열린 절차로 제휴 신청 매체도 늘 것으로 보인다. 제평위가 운영된 2016~2023년 연평균 1000~1100여개 매체가 지원을 했는데, 중단된 기간 인터넷매체만 1300여개가 는 것으로 네이버는 파악하고 있다. 검색·스탠드·콘텐츠 등 제휴 단계별 입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소지가 크다.


‘양대’ 포털로 불렸던 다음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거론되는 현실은 더 큰 불확실성을 예고한다. 2023년 5월 중단된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 체제를 재개하며 네이버는 일단 뉴스를 갖고 간다는 기조를 드러냈다. 반면 다음의 지배구조 변화는 카카오와 10여년간 맺어온 파트너십이나 계약관계의 전면적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인수 이유로 검색, 뉴스, 콘텐츠, 커뮤니티 등 다음 데이터의 활용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B 관계자는 “당연히 필요에 의해 다음을 인수하겠지만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뉴스를 어떻게 할지는 배일에 싸여 있다. 현재 계약이야 승계가 되겠지만 이후 언론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궁금한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계약구조부터 그동안 갈등으로만 표출된 AI 뉴스 저작권 문제 등에 어떤 태도로 나올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기술적 분기점… 네이버 밖 모델 늘려야”
이 같은 풍경은 포털 행보 자체보다 AI 검색이 부상하는 흐름 안에서 이해될 필요성이 크다. 리서치기업 오픈서베이가 1월26일 발표한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3개월 내 이용한 검색서비스 국내 대상 조사에서 챗GPT는 54.5%(4위), 제미나이는 28.9%(8위)로 같은 해 3월보다 각각 14.9%p, 19.4%p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1~3위를 차지한 네이버(81.6%), 유튜브(72.3%), 구글(61.3%)의 하락과 대비됐다.


네이버 입점을 둘러싼 언론사 풍경은 포털에 종속된 과거의 되풀이에 가까워 보이지만 면면에선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상권 지역매체 디지털 부문 D 기자는 “일부 지역방송에선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가능성이 낮고, 되더라도 효과가 예전같지 않을 거라 보고 유튜브에 집중하겠다는 곳도 있다. 과거 CP 제휴 일변도 방향과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했다.


국내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기존 틀을 벗어나 글로벌 AI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제미나이 앱의 검색결과를 강화하기 위해 실시간 정보를 포함시키고 있다”며 세계 유수 매체를 협력사로 언급했는데 여기 연합뉴스가 포함됐다. ‘AI 학습용 뉴스’와 ‘실시간 답변을 위한 래그(RAG) 데이터 제공’을 아우른 계약으로 알려진다. 앞서 아마존이 뉴욕타임스 기사 사용료로 상당 금액을 지불하기로 하며 화제가 됐는데 이번 계약은 해외 언론이 빅테크와 맺었던 계약 형태를 준용한 국내 언론 첫 사례로 보인다. 기존 퍼플렉시티와 국내 매체 다수간 MOU는 기술과 학습데이터가 오가는 경우였다.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는 “기술적인 분기점은 언론이 플랫폼과 관계를 한 번에 리셋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플랫폼 제안을 받고 움직일 게 아니라 글로벌한 파트너 관계가 나오는 환경에서 트레이닝 단계와 래그나 검색 단계의 BM(비즈니스모델)이나 새 계약을 언론사들이 뭉쳐 먼저 제안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연합뉴스 사례처럼 네이버 밖 계약 모델이 늘고 계속 새 경로를 발굴해야 기존 틀을 벗어난 관계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