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남 대학교 편입·취업 특혜’, ‘배우자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을 취재·보도해 온 뉴스타파 기자들이 관련 보도를 보도 책임자가 지속 유예, 무마하려 했다는 공식 문제제기를 한 끝에 노사 공동 조사가 결정됐다.
뉴스타파 독립언론실천위원회(독실위)는 8일 ‘김병기 보도 과정 전반에 대하여 조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내 공지를 냈다. 지난해 9월부터 김병기 의원과 가족 관련 의혹 보도를 해온 취재기자 2인이 5일 보도책임자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접수했고, 이날 노사 각 2인이 참여한 독실위에서 장시간 논의가 이뤄진 끝에 이 같은 공지가 나왔다. 사내 보도 관련 감시·견제 기구는 ‘신학림-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와 관련해 가동된 적이 있지만 내부 대상 조사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김 의원 관련 보도를 뉴스타파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왔다. 기업 특혜로 김 의원 차남이 대학 편입을 했고, 이 과정에서 보좌진·구의원 동원 등 국회의원 권한의 사적 사용이 있었으며, 차남의 이직 전 김 의원이 소속 상임위와 관련 있는 해당 기업 임원진과 만났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공적 권한이 없는 김 의원 배우자가 지역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제공받아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제기도 나왔다. 반론취재에 응하지 않았던 김 의원은 뉴스타파 대표와 취재기자 등에 대해 10억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사안을 가장 먼저 조명해 온 뉴스타파 취재기자들은 보도 총괄 에디터가 초기부터 보도를 유예하거나 무마하려 했다는 문제의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타사와 협업, 보도 시점 연기를 제안하거나 취재 요지에 상반된 문장 수정 등이 있었던 위축된 여건에서 고군분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상진 뉴스타파 총괄 에디터는 9일 통화에서 “제 입장을 기자님께 얘기하거나 ‘기다 아니다’ 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조사를 한다니까 제가 설명할 부분을 하면서 조사에 잘 임하려 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재기자가 박중석 대표에게 직접 문제제기를 한 끝에 박 대표 책임 하 관련 보도는 이어져왔다. 총괄 에디터는 이후 보도에 관여하지 않았고,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성수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지부장은 “디테일한 사실관계나 수위를 따지는 정교한 조사가 있어야겠지만 노사 동수인 독실위의 즉각적 조사 결정엔 현 상태만으로도 제작 자율성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내부 조사 첫 사례인 만큼 절차와 방법론도 세워야 하는 독실위원들 어깨가 무겁다”며 “뉴스타파로선 굉장히 아픈 일이지만 되돌아 볼 계기이기도 하다. 단체협상에서 사측은 보도책임자 견제제도 도입 요구에 ‘정치·경제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뉴스타파엔 필요없다’고 해왔는데 ‘휴먼 에러’로도 침해가 발생한다는 걸 보여준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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