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죽어가면서도 "충성" 외친 20살 김도현 일병

[제420회 이달의 기자상] 이윤석 JTBC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이윤석 JTBC 기자.

지난해 11월, 육군 김도현 일병이 허무하게 죽었습니다. 험악한 산에서 훈련 중이었습니다. 현장 지휘관은 차에서 게임을 했고, 인솔자는 혼자 정상으로 향했고, 선임병은 자신의 짐을 김 일병에게 떠넘겼습니다. 김 일병은 홀로 이동하다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


뒤늦게 발견된 김 일병은 살 수 있었습니다. 현장 지휘관은 “내부 보고가 먼저”라며 119 신고를 막았습니다. 전화를 받은 소대장은 구조 지시는커녕 책임 추궁에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김 일병은 죽어가면서도 “소대장님 충성!”을 외쳤습니다. “응급실에 가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돌아온 건 구박과 조롱뿐이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군은 자신들이 직접 구조하겠다며 산악 구조 경험이 풍부한 산림청 헬기를 돌려보냈습니다. 호기롭게 구조에 나섰지만, 로프가 나뭇가지에 걸렸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구조에 실패했습니다. 결국 119 헬기가 출동해 구조했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군이 작성한 보고서엔 사고 초기 핵심 내용이 누락돼 있습니다.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김 일병을 죽게 만든 책임자들은 수사 중이란 이유로 아무런 징계 없이, 여전히 장병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유가족에게 사과는커녕 장례식장조차 찾지 않은 그들이 정식으로 사죄하고 마땅한 처벌을 받을 때까지. 나아가 다시는 이런 허무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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