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범국민협의체를 31일 발족한다.
국회의장 비서실에 따르면 우원식 의장은 31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범국민협의회(방송법 범국민협의체)’를 발족하고 위원 4인을 위촉한다. 위원장엔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선임되며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 신삼수 박사(EBS 본부장) 등 4인이 협의체 위원을 맡는다.
우 의장은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협의체 위원 추천을 공식 요구했지만 여야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개문발차’ 형식을 취하게 됐다. 앞서 16일을 1차 공문 마감 시한으로, 28일을 2차 공문 마감 시한으로 정했지만 여야 모두 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서실 관계자는 “지금 각 당이 처한 상황 때문에 위원 추천이 여의치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위원 제출에 대한 의사는 있으나 여력이 없는 분위기고, 국민의힘의 경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재판 결과를 보고 난 다음 응하겠다고 한다. 사실상 거부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은 범국민협의체 발족 이후 한 번 더 여야에 위원 추천을 요청할 계획이다. 사실상 마지막 요청으로, 이번에도 여야가 방송·언론학자와 현업 종사자, 시민단체 인사를 각각 10명씩 추천하고 상대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5명씩을 빼도록 할 예정이다. 비서실 관계자는 “의장 직속 4인 위원으로 일단 개문발차를 하고 여야의 위원 추천 등 추이를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연내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등 7개 언론현업단체들은 28일 공동 성명을 내고 여야의 범국민협의체 즉각 참여를 촉구했다.
언론단체들은 “지난 십 수년 동안 반복되어온 집권세력의 공영방송 통제와 장악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우리 현업 언론인들은 방송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 선임 구조의 개혁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여야는 유사한 법률대안을 내놓고도 집권할 때마다 약속을 불이행하며, 공영방송을 정치적 공격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시켜 왔다. 이제는 정치가 문제를 풀어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현업 언론인들은 국회와 제정당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며 △국회의장이 제안한 범국민협의체 안 즉각 수용 및 구성 동참 △연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강화할 방송3법 개정안 도출 △방통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개편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7개 단체는 “여야가 타협하지 않으면 정부기능의 마비, 권력과 언론의 무한충돌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모두가 패자가 될 뿐이다. 우리는 연내 방송법과 방통위 설치법 개정을 통해 반복되는 방송장악 논란을 종식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 모두 언론인들과 진지하게 소통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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