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위기까지 갔던 한겨레 노사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끝에 기본급 4% 인상을 조정권고안으로 도출했다. 사측은 권고안에 동의했고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받아들일지 결정한다. 부결되면 노조는 단계적으로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겨레 노사는 14일 서울시 마포구 사옥에서 ‘2024년 임금협상은 기본급 4% 인상에 해당하는 총 재원을 기준으로 정액 인상한다’는 서울지노위 권고안을 도출했다. 조정은 5시간가량 이어져 밤사이 끝났다. 권고안에는 야근 식대와 복지포인트 인상 등 현금성 단체협약 사항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 노조는 3월 교섭을 시작하며 기본급 10% 인상을 요구했다. 이후 6%까지 인상 제안을 낮췄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9월24일 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사측은 임금재원 인상을 30억원까지만 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본급으로 환산했을 때 4% 인상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측은 이보다 더 인상하면 잉여금이 바닥난다며 맞섰다.
노조는 권고안을 받아들일지 17일부터 이틀 동안 조합원들에게 투표에 부친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집행부는 조합원 생계를 무시한 채 최우성 사장 경영진의 변명과 핑계만 반영된 지노위 권고안에 반대한다”며 “반대표를 던져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투표가 부결되면 노조는 연가투쟁이나 부분파업 등 낮은 단계부터 쟁의행위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이미 9월4일부터 이틀 동안 투표를 진행해 파업에 71.9%의 찬성을 얻어둔 상태다. 노조는 한겨레의 위상과 영향력이 낮아졌다며 비용만 줄이려는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임금 인상의 의미를 주장하고 있다.
한겨레 한 기자는 “경영진의 성과가 불투명하다는 여론은 강하다”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공개 비방전을 벌여 다툼이 계속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4% 인상은 예상할 수 있었던 수준”이라며 “회사가 그동안 경영난을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은 인상률을 제시해 왔는데 실적 개선을 위해 뭘 했는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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