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회장·YTN 사장 불출석... "회피하니 국민 의심 생기는 것"

[2024 국정감사 / 과방위]
민주당 "YTN 민영화 아닌 사영화"
국민의힘 "공공기관 혁신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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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15일 YTN 민영화 관련해 진행한 국정감사는 YTN과 대주주측 주요 증인 불출석으로 ‘반쪽’짜리에 그쳤다. 실질적 대주주인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백 YTN 사장 등 YTN과 유진그룹 측 핵심 관계자 대부분이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백 사장 등은 외국 언론사로부터 초청받았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았고, YTN 해직 사태 때 사장을 지냈던 배석규 유진이엔티 사외이사는 증인 출석 요구에 응답도 하지 않았다. 김홍일 전 위원장과 함께 2인 체제에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의결했던 이상인 전 부위원장도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참석하지 않았다.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YTN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유진측을 대표해 출석한 증인은 김진구 유진이엔티 대표가 유일했다. 그러나 YTN이나 유진그룹에 실질적 지배력이 없는 김 대표는 “담당이 아니라 잘 모른다”며 의원들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경영진이든 소유주든 책임 있는 사람이 나오지 않고 이렇게 피하니까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국민적 의심이 생기는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YTN 공기업 지분 매각이 ‘정치적 외압’에 의해 이뤄졌으며, 그 결과로 YTN은 민영화가 아닌 ‘사영화’됐다고 집중 비판했다. YTN 해직기자 출신인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YTN 민영화란 표현은 쓰지 않겠다. 공영의 반대는 사영이지 ‘민(民)’이 아니다. 우리 국민이 YTN을 일반 기업에 팔라고 요구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사적으로 팔아버린 것”이라며 “따라서 윤석열 정권의 YTN 강탈 사건이라 규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단계로 대주주 목을 비틀고 2단계로 장물처럼 시장에 팔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애초 YTN 지분 보유 의사를 밝혔던 공기업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정부가 정한 방침에 따라 결국 지분을 팔게 된 과정이 ‘강제적’이었으며 외압이 가해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YTN 공기업 지분 매각이 ‘공공기관 혁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 방송 장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강도 높은 혁신이 요구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정책을 폈고, 한전KDN과 마사회가 보유한 지분도 그래서 매각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과거 YTN 구성원들의 낙하산 반대 투쟁을 언급하며 “정부 보유 지분 매각은 어쩌면 YTN의 정치적 독립,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얘기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도 “이 자리에서 계속 장악이나 그런 유의 표현들이 이뤄지는데, 전혀 동의할 수 없고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틀 안에서 이뤄진 일을 그렇게 네이밍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유진이 대주주가 된 뒤 YTN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하루아침에 우파 성향 유튜버 변호사로 바뀌는 등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김백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YTN 라디오 진행자 자리를 꿰찬 배승희 변호사가 이후에도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YTN 윤리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도 이에 동의를 표하며 “이것이 YTN을 민영화 한 목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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