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75) 구름 위에 서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구름 위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베트남 사파(Sapa)에 위치한 판시판(Fansifan)산이 그 주인공입니다.


중국 운남성과 인접한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사파는 해발 1650m의 산악지대입니다. 사파에 도착하면 험한 지형을 따라 조성된 다랑이논이 먼저 반기는데, 마치 시간의 나이테를 나타내는 듯 합니다.


사파의 주인공은 판시판산입니다. 해발 3143m의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방문객 10명당 한 명꼴로 한국인이라는군요. 120여 년 전 이곳을 처음 찾은 프랑스인들은 알프스의 경치와 비교하기도 했다죠. 한라산의 1.6배나 되는 높이를 힘들게 오를 필요는 없습니다. 산악열차인 푸니쿨라와 케이블카를 통해 비교적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시판으로 향하며 흐릿한 산맥을 바라보며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곳의 멋진 풍광은 3대도 아닌 5대가 덕을 쌓아야 하늘을 내어준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었죠.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쯤 갔을까…. 구름의 띠를 넘어서며 파란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마치 구름을 뚫고 가는 느낌이었죠. 정상의 풍경은 더 황홀했습니다.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마치 춤을 추듯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그 뒤로 드러나는 하늘은 마치 푸른 바다처럼도 보였습니다. 발 아래 구름 융단을 지나는 소감? 그곳에 가보지 않으면 결코 느끼지 못할 짜릿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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