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기 사장 지원자 4명 모두 '친윤·여사 낙하산'"

박민·박장범·김성진·김영수 지원
후보자 대부분 공정성 논란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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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차기 사장 공모에 4명이 지원했다. KBS 현직 인사로 박민 사장이 연임 시도에 나섰고, 박장범 뉴스9 앵커,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등이 지원했다. 외부 출신으로는 김영수 한화건설 부사장이 있다. KBS 이사회는 16일 서류 심사를 거쳐 3명의 지원자를 면접대상자로 선정하고, 23일 면접심사와 이사회 표결을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뽑아 대통령에게 KBS 사장으로 임명을 제청한다.


2023년 KBS 사장 공모엔 12명, 2021년 15명, 2014년 30명이 지원했던 전례를 보면 이례적으로 적은 지원자 수다. 역대 최저의 사장 공모 지원자 수를 기록한 데 대해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9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에 대한 책임은 KBS 이사회가 져야 한다. 시민참여단 평가를 배제하다 보니 시청자와 국민으로부터 평가받기보다 낙하산 하나 잘 잡으면 KBS 사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친윤 낙하산’과 ‘여사 낙하산’이 KBS 사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겨룰 것이라는 추측”이라고 지적했다.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92개 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시민평가 배제한 방송장악 KBS 사장선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장 지원자 4명의 이력서·경영계획서가 KBS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운데 이들 지원자의 면면에 대한 KBS 구성원의 우려도 상당하다. 박민 사장, 박장범 앵커, 김성진 주간 등 현직 인사 모두 KBS 보도 공정성 논란을 부른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보궐 사장으로 취임하고 난 직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KBS 보도 4건에 대해 “불공정 편파 보도”라고 발언해 “사장의 뉴스 개입, 뉴스 사유화”라는 보도본부 구성원의 반발을 샀고, 단체협약에 명시된 ‘국장 임명동의제’마저 사실상 폐지했다. 최근엔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제작1본부 해체와 기술본부 대규모 축소 등의 조직개편을 강행해 구성원의 90%가 넘는 ‘박민 연임 반대’ 조사 결과(언론노조 KBS본부, KBS같이노조)를 받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이번 경영계획서에서 이 같은 행보들을 “경영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예능과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콘텐츠 K’ 설립 △공사 자산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 및 추진 △3년 내 인건비 비중 30% 이하로 축소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월 윤석열 대통령과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해 KBS 안팎의 비판을 샀던 박장범 앵커는 경영계획서에서 “제작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여 중립성을 훼손할 경우 엄격한 문책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주간 또한 경영계획서에서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제고 방안으로 “방송제작자에 대한 노조, 협회, 정당 등으로부터 공정성 침해하는 부당한 시도,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원스톱으로 신고하고, 처리 결과를 공표하겠다”며 ‘불공정 보도 또는 오보 논란 발생 시 징계회부 등 명확한 책임 추궁’ 등을 공약으로 들었다.


이에 언론노조 KBS본부는 7일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옹호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박장범 지원자의 입에서 ‘공정성’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고, 김성진 주간에 대해선 “박민 취임 이후 줄곧 공영방송의 뉴스 편집 전반에 영향을 주는 방송주간을 맡아오며 현재 KBS뉴스가 직면하고 있는 신뢰도 추락의 주범이나 다름없다”며 “그런 그가 지원서에서 공정성 강화를 가장 강조한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또 KBS본부는 박민 사장이 내놓은 경영계획서에 대해 “정작 중요한 경영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곤 줄이고, 없애는 것”이라며 “공적 재원인 수신료에 대해선 원론적 수준의 방안만 제시할 뿐, 수신료 통합징수를 위한 노력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외부 출신 지원자인 김영수 부사장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으로 사장 공모에 나섰다. 언론장악저지행동은 7일 기자회견에서 “방송은 고사하고 언론 경력이 전무한 인물도 KBS 사장을 하겠다며 지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원자 4명 모두 하나같이 부적격자다. KBS 이사회는 이번 공모를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고 재공모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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