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6개월 업무정지' 항소심 승소… "쇄신책 마련해야"

재판부 "비위행위가 언론기관 기능 훼손했다 보긴 어려워"
MBN 기협 "재판부에 경의… 경영진, 쇄신책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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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이 방송통신위원회의 6개월 업무정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MBN 기자협회와 노조는 재판 결과에 대해 “현명한 판단”이라면서 경영진에 강도 높은 쇄신책과 내부 개혁을 요구했다.


서울고법 행정11-1부(재판장 최수환)는 9월25일 MBN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MBN)의 비위행위가 심사 업무에 영향을 미친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언론기관으로서 사회적 기능을 본질적으로 훼손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MBN이 25일 방송통신위원회의 6개월 업무정치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연합뉴스

MBN은 2011년 종합편성채널 선정 당시 납입자본금 3950억원 중 560억원이 부족해 임직원 차명주주를 활용해 회사 자금으로 납입했다. 2014년, 2017년 재승인 때도 허위 주주명부와 재무제표를 제출해 재승인을 받았다.


방통위는 2020년 10월 MBN이 자본금을 불법 충당해 방송법을 위반했다는 사유로 업무 정지 6개월 처분(유예 기간 6개월)을 의결했다. MBN은 이 처분에 불복해 업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매우 위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통위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를 검토 중이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소송 내용 관련해 저희들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고 판단하진 않은 것 같아 추가적 법리를 검토해야 한다”며 “1·2심 결과가 달라져 판결문 보고 맞춰 대응하겠다”고 했다.


MBN 사측은 판결 당일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후속 조치를 성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MBN 기자협회는 항소심 판결 직후 성명을 내어 “이번 승소로 사태가 정리된 게 아니다.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방통위의 재처분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영업정지의 위기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긴 만큼, 강도 높은 쇄신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영진은 ‘워치독(WatchDog)’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한 환골탈태의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기자 직군을 비롯해 모든 구성원과의 소통 역시 원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 역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들은 모두 솜방망이 처벌로 집행유예나 벌금에 그친 상황에서 직원들만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면서 “시청자들에게도 떳떳한 방송사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공익성 확보를 위한 내부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성후, 박지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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