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성희롱 대화 의혹' 논설위원 징계위 개최

여기자회 등 구성원 비판 쏟아져
실제대화 담긴 증거는 확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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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자사 논설위원이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과 여성 기자들의 사진을 공유하고 성희롱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언론보도 후속 조치와 관련해 지난 2일 포상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고 향후 조사 절차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직무배제 상태인 해당 논설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 수위를 정하진 않았다. 앞서 사측은 노조에 9월 첫 주 중 징계위를 개최하고, ‘추후 논설위원 출석 및 조사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발행한 조선노보(8월22·29일자)에 따르면 회사는 그간 ‘논설실에 이어 총무국에서 해당 논설위원과 면담 및 경위파악’, ‘징계위 조사를 통한 진술서 확보’ 등을 했고, “합법적인 선 안에서 경위를 파악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조선일보 '기업이념' 소개 웹페이지. /조선닷컴

8월21일 ‘논설위원 성희롱’ 보도가 나오고 약 2주가 흘렀지만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자 내부에선 비판이 나온다. 여성기자 60여명이 소속된 조선일보 여기자회는 노보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회사 조치에 대해 불만과 건의사항들이 쏟아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고, 징계위가 열린 2일 저녁 회의를 진행했다. 한 조합원은 노보 기고를 통해 “침묵도 대답이다. 이 모든 과정이 이 회사에 강간문화, 동조자 문화가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설명한다”며 “더더욱 이번만큼은 넘어갈 수 없다고, 조직이 이대로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순 없다고, 많은 동료들은 말하고 있다”고 했다.


사측이 설명이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자 또 다른 조합원은 “거의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책임 있는 분이 나서 회사 내부에 ‘이렇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내부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진행에선 1대1 문자 대화에서 비롯된 사안의 사실관계 확인을 두고 사측의 난감한 상황도 언급된다. 조선노조는 노보에서 “해당 보도에 나온 논설위원과 국정원 직원 간 대화 내용을 담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증거 확보 가능 여부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화 내용이 지워졌다면 포렌식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는데, 회사가 직원 스마트폰을 포렌식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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