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사건으로 순직한 故박 모 일병(추서 전 훈련병)의 명복을 빕니다.
누군가가 생명을 잃은 사건을 취재해 기자상을 받게 돼 면구한 마음입니다. 박 일병과 그 가족께 죄송하고, 한국기자협회와 동료 기자들께는 감사를 드립니다.
박 일병 사망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 5월26일 일요일 저녁입니다. 당시 SNS에서 박 일병 사망과 관련한 소문이 돌자 육군은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육군은 기자단에 “유가족분들이 언론보도를 희망하지 않는다”며 “보도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박 일병 유가족이 군인권센터의 조력을 받으며 박 일병 죽음의 사실관계를 스스로 알리는 상황과 비교하면 온도 차가 큽니다. 유가족이 초기 대응을 못한 것은 가해 중대장이 박 일병 사망 직전 모친과의 통화에서 가혹행위 사실을 숨겼기 때문입니다. 박 일병 사망 직후 순직 결정까지 해놓고서도 사건이 미칠 파장 관리에만 중점을 뒀던 육군 태도에도 아쉬움이 큽니다.
최근에도 51사단에서 병사가 또 숨졌습니다.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억울한 죽음은 종종 반복될 것입니다. 군에 바라는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나라를 지키려 입대한 젊은이들이 어이없는 일로 죽지 않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만약 억울한 죽음이 발생했다면, 조속히 사실을 알리고 책임자를 잘못한 만큼 처분해 주십시오. 기자도 기자에게 맞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군을 감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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