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4일과 25일 양일간 열기로 결정했다. 과방위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하고, 청문회 자료제출 요구의 건과 증인 등 출석 요구의 건도 함께 의결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를 하루만 진행할지, 이틀간 진행할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최형두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는 “24일까지 청문을 마치는 것이 국회법에서 정한 절차인데 24일 시작해 25일 마치는 것은 고의적으로 청문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며 “과거 몇 차례 청문회를 이틀간 한 사례가 있지만 모두 여야 협의로 필요에 따라서 한 것이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 적이 없다. 나중에 고의적으로 청문 절차를 늦추는 악례가 될까봐 매우 두렵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반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을 보면 하루로 못을 박아 진행했더니 자료 제출 요구 등을 거부하고 하루만 버티자는 자세로 가다가 낙마에 이르는 수순으로 가게 됐다”며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아주 엄밀한 검증을 할 필요성이 있다. 위원회 스스로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표결 결과 찬성 13명, 반대 6명으로 이틀에 걸쳐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이날 회의에선 청문회 자료제출 요구의 건도 상정돼 의결됐다. 이날 회의 전까지 83개 기관에 대해 총 1585건의 자료제출 요구가 접수됐는데, 19일까지 해당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는 데 여야 모두 합의했다. 다만 증인 등 출석 요구의 건은 야당 의원들 단독으로 의결됐다. 청문회 이틀간 증인 27명, 참고인 46명을 부르기로 했는데, 여야 간사 간 논의에도 협상이 결렬되며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이 이뤄졌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공영방송 3사 이사진 공모를 결정한 방통위의 6월28일 회의를 두고 향후 구체적인 일정까지 의결됐는지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이사 공모 절차만 확정됐을 뿐 국민 의견 수렴, 결격사유 조회 일정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는데, 현재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위법하다는 논리에서다.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공모 기간까지는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져 있고 그 이후에 일정도 내용은 있지만 구체적인 날짜가 특정되어 있지는 않다”며 “국민 의견 수렴 날짜는 직무대행께 보고를 드리고 진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중요한 것은 공모 기간이고 그 뒤에는 행정절차”라며 “국민 의견 수렴, 결격사유 조회는 하나의 절차고 그것까진 다 의결했다. 그 뒤에 종전 절차에 준해서 그런 일정을 정하는 것은 직무대행의 권한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러나 2021년엔 구체적인 일정표까지 의결됐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의원은 “2021년엔 7월 말 국민 의견 수렴, 8월 초 후보자 결격사유 확인 및 선정, 8월 중순 이사 선임 및 의결 이렇게 구체적인 일정표가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엔 그냥 내용만 정하고 혼자 일정을 다 잡았다.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뻔뻔스럽게 하면서 과방위원을 농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도 “세부적인 절차라고 하지만 일정도 중대한 절차”라며 “직무대행으로서 일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음에도 그럴 뜻이 전혀 없어 보인다. 위법적으로 중대한 행정행위를 계속할 경우 과방위 이름으로 탄핵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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