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민원사주' 의혹 제보자 "참담한 심정"

권익위 '방심위 송부' 결정에 처음으로 입장
"국회 국정조사서 제대로 조사되길"
참여연대 "반부패기구 권익위, 부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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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민원 사주' 의혹을 받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심의민원 사주’ 의혹을 방심위로 보낸 가운데 제보자가 “참담한 마음”이라며 방심위와 경찰, 국회에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제보자가 직접 입장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부끄럽지 않냐”며 권익위를 규탄했다.

제보자는 10일 대리신고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권익위가 도리어 부패행위 당사자에게 스스로 사건을 조사하도록 맡겼다”며 “공익신고자로서 참담한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권익위는 8일 류 위원장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자율적으로 처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방심위에 송부했다.

제보자는 “민원사주가 과연 류희림 위원장 개인의 독자적인 부패행위인가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4일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보도를 엄중히 심의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부터 민원이 접수된 정황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사건을 넘겨받을 방심위에 중립적인 조사를 당부했다. 경찰에도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류 위원장은 부당한 내부 감사를 벌여 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로 1월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고발됐다. 이해충돌방지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 규정에 따라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제보자는 특히 “국회 ‘언론장악 국정조사’에서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권 7개 정당 의원 183명은 2일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절차가 무산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통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으로 발의해 제출했다. 조사 대상에는 방통위 2인 체제 운영과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YTN 민영화 과정의 위법성을 비롯해 민원사주 의혹도 포함됐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기관으로 다시 송부하는 것은 사실상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고 권익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에는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대통령과 현 정권의 권력자들에게는 휘어진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반부패총괄기관인 권익위는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논평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가족과 지인 등을 시켜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를 심의해 달라는 민원을 내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MBC와 KBS, JTBC, YTN 등 4개 방송사에 과징금 1억4000만원을 부과할 수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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