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이 제22대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산적한 언론 현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기자협회 회장단을 비롯한 임원진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의원들에 언론정책을 제안하는 한편 정책이 입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언론의 온전한 표현의 자유 보장,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 지역신문발전기금 대폭 증액 등을 통한 지역 언론 활성화, 뉴스 저작권에 대한 사용료 보장 등 언론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깊은 관심과 정책 입안이 절실하다. 언론 현장의 경험을 통해 그 가치를 아는 의원 여러분에게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의 정파성이 짙어지면서 민주주의는 부패가 아닌 생각과 말의 부패로 망할 수 있다고 한다”며 “그렇기에 언론인 출신 선후배 국회의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의도에 진출하는 언론인이 일회용으로, 정파적 전투를 위한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절제하면서 여유를 지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언론인 출신 의원 10여명이 참석해 언론의 역할을 당부하는 한편 기자들과의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은 “언론인 여러분들이 요새 마음고생을 많이 하실 거다. 옛날엔 권력과 자본만 언론을 괴롭혔는데, 요새는 독자들도 똑똑해져서 언론을 혼내니 상당히 힘든 상황일 거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세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정확한 사실, 그리고 다양한 주장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에 충실하다면 언론의 존재 가치는 계속될 거라 본다. 기자협회가 언론의 기본을 세우는 데 중심이 돼주셨으면 좋겠고, 저도 국회 안에서 언론 본연의 원칙을 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4년 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큰 쟁점이 됐을 때 기자협회와 많은 논의를 했고 당시 문체위에서도 치열하게 논쟁했다”며 “또 다시 그 상황이 반복될 것 같은데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 한편으론 언론계 출신들끼리 화합해 여야 지도부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함께 풀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기자들에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의원은 “저를 보시면 인생역전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방통위원으로 임명됐으면 내가 가장 잘하는 곳에서 조용히 정무직 차관급 인사로 일했을 텐데 7개월 7일 동안 임명을 못 받고 어쩌다 여기 서 있게 됐다”며 “임명받지 못했을 때 왜 대통령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는지, 부적격이 아님을 잘 알면서 왜 제 편을 안 들어줬는지 (기자들에) 무지무지 섭섭했다. 그럼에도 용서해드리겠다. 앞으로 계속 대화하길 원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행사엔 기자협회 임원 20여명도 참석해 의원들에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 노태영 KBS 기자협회장은 “여러모로 공영방송이 쉬운 상황이 아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있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협회 부회장인 곽수근 조선일보 기자도 “입장이 다르니 언론에 있는 후배님들과 정계에 있는 선배님들이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화합할 것 같다”며 “이런 모임이 4년에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싸울 땐 싸우고 또 이렇게 부대끼더라도 같이 자주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치부 기자들만 만나지 말고 협회와도 좀 자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감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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