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막막했습니다. 10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쓰기로 했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참사 조사 때 참여한 전문가나 유가족 등을 만나 여러 뒷얘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기사가 그렇지만 참사 10주기 기획물만큼은 더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길 바랐습니다. 평범한 독자들이 세월호 이야기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기사가 되길 바랐습니다. 기사를 읽고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깊고 중층적인 이야기가 있었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취재 방식과 문체, 관점 등 모든 것을 달리해보고자 애썼습니다. 기사를 소설 작법으로 쓴 것도, 지역 곳곳에 숨어 사는 가해자들을 찾아 나선 것도, 그동안 언론 앞에 잘 서지 않던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참사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세월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사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해 볼거리를 던져준 유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를 집요하게 취재해온 업계 동료 기자들의 기사를 만났습니다. 그들의 보도 덕분에 저희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단히 애써온 동료 기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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