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험하고 불편한 길이 예상되는 취재였습니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강원도 공유재산 매각’ 스토리에 ‘들러리 입찰이 있었다’는 막장 드라마같은 의혹을 던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1등 공신이자, 강원도 재정의 애물단지입니다. 1조6000억원이 조성에 들어간 탓에, 한해 수백억원의 세금을 이자로 내야 했습니다. 강원도민에게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에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사전 취재에 매달리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박상용 기자와 두 달 가까이 발품, 손품을 팔며 팩트를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이 움직이자, 입찰과 관련한 모든 입들이 굳게 닫혔습니다. ‘애물단지 팔았으면 됐지 뭐가 문제냐’는 방해와 공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잘못된 과정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취재진은 판단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KBS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입찰 담합’이 맞다는 판단과 함께 5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첫 보도 이후 3년이 흐른 시점이었습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집요하게 현장을 쫓은 취재팀. 그 과정을 신뢰해 준 데스크. 비판에 힘을 모아준 시민단체와 숨은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취재였습니다. 불편한 길이라서 만날 수 있는 귀한 사람과 가치를 배웠습니다. 그 모든 분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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