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무원, 사진 삭제 요구하며 오마이뉴스 기자 폭행

오마이 "홍준표 시장 사과하라" 항의 공문
대구시 "물리력 행사한 바 없다"
해당 기자, 대구시 과장 등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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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무원이 사진 삭제를 요구하며 오마이뉴스 기자를 밀어 넘어뜨린 데 대해 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대구시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마이뉴스도 홍준표 시장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항의 공문을 대구시에 보냈다.

지난 9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가 끝난 뒤 대구시 공무원이 기자를 넘어뜨려면서 카메라가 파손됐다. /오마이뉴스 제공

대구참여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등 2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20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취재 방해와 기자 폭행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홍 시장 취임 후 특정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고 언론사 관계자를 고발하는 등 비상식적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급기야 취재 활동에 대한 방해를 넘어 공무원이 취재 기자를 폭행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홍 시장과 대구시는 기자를 폭행한 관계자들을 징계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구시 국제통상과 직원들은 9일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가 끝난 뒤 책상 위 서류 사진을 찍은 조정훈 오마이뉴스 대구주재기자에게 사진 삭제를 요구하며 회의장을 나서지 못하게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조 기자가 넘어져 전치 2주의 부상을 입고 카메라가 파손됐다. 조 기자는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다 회의장을 빠져나간 상황이었는데, 둘러보니 책상 위에 서류가 좀 있어 취재에 도움이 될까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직원들이 달려오더니 삭제하라고 윽박지르듯이 얘기하고, 제 팔과 옷을 잡아당기면서 회의장을 못 나가게 막았다. 그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지며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시는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자가 취재 협조 절차 없이 비공개로 열린 회의장에 무단으로 들어와 사진을 찍어서 막았고, 기자인 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별도의 사과가 없자 조 기자는 14일 국제통상과장 등 직원 3명을 폭행·업무방해·재물손괴·감금 등의 혐의로 대구 북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북부경찰서는 현재 이들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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