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가 8개월 연속 이달의 편집상을 수상했다. 한국편집기자협회가 매달 가장 훌륭한 편집을 한 결과물에 수여해 온 상에서 제264~271회까지 꾸준히 수상작을 배출한 것. 일부 기자의 역량 차원을 넘어 출품이 당연시되고 취재·편집 영역을 아울러 응원하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은 결과로 여타 매체에서 참고할만한 사례라 하겠다.
경인일보는 지난해 9월 ‘암살자’와 ‘뒷豚거래’가 각각 문화스포츠부문과 디자인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파란 vs 파국’의 총선부문 수상까지 매달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을 배출했다. 이 기간 경인일보가 받은 이달의 편집상만 총 10건이다. 특히 이달의 편집상은 출품 매체를 가린 채 부문별 후보작에 대해 전 회원이 투표해 결정한다. 단일 매체가 3개 분기에 달하는 동안 끊김 없이 편집상을 연속으로 받는 일은 그만큼 이례적인 경우다.
이번 성과는 일부 우수 기자들의 활약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에만 6번, 도합 14번 이달의 편집상을 수상한 장성환 경인일보 편집부 기자의 퍼포먼스는 대표적이다. 장 기자는 “영광스럽지만 제가 잘했다기보단 데스크가 욕심을 내고 기자들의 미흡한 점을 손봐주는 과정을 거치며 제목이 맛깔나게 나온 결과 같다. 미술팀 선배들의 도움도 뺄 수 없다”면서 “여기서 일한 지 2년이 좀 넘었는데 원래부터 편집을 잘하던 곳이었고 계속 배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기자 개개인의 역량은 기자상 출품을 당연시 하는 분위기, 시스템과 만나며 가능했다. 전임 편집부장 시기를 거치며 매달 출품 후보작을 리스트업 해두고 1인당 최대 3편까지 차장급 이상이 출품작을 결정·배분하는 방식이 완전히 자리 잡으며 부서원에 동기부여 요인이 됐다고 경인일보 편집부 기자들은 말한다. 꼭 이번 연속 수상이 아니더라도 경인일보는 한 해 최고의 편집에 주는 한국편집상을 2015년부터 9년 연속으로 받은 ‘편집명가’이기도 하다.
이경혜 경인일보 편집위원(직전 편집부장)은 “같이 지면을 만들어도 편집기자들이 받을 수 있는 상은 한정적이다. 어느 회사에서나 편집부 위상은 떨어져 있는데 스스로 위상을 높이려면 성과가 될 부분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초기엔 잘 안 냈는데 상을 받으면서 부서원들에게 서로 자극이 됐다. 이젠 좋은 아이템이나 기획이 오면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됐는데 따라준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준배 편집부장은 “편집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데스크와 편집기자 간 소통, 취재부서와 협업, 새 시도를 받아들이는 윗선의 분위기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는 부분인 듯 싶다”면서 “전임 부장이 잘해 오셔서 기대와 두려움이 모두 있는데 관리자로서 새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게 독려하고 혼자 하기 힘든 시리즈에서 팀워크가 발휘되도록 분위기를 ‘업’해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했다.
부서 간 경계를 넘어 조직 전반에 자리한 응원 분위기도 간과할 수 없다. 경인일보 한 기자는 “최근 편집부 수상 소식이 있을 때마다 기자협회 지회에서 알림 문자를 구성원에게 보내고 함께 응원, 격려를 해주는데 마음에 남는다”며 “많이 사라졌지만 이런 동료들의 축하야말로 조직의 선순환을 위한 좋은 촉매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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