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분기 '150억 적자', 비상경영 돌입

경비 30% 감축, 국내외연수 선발 중단 등…경영위원회 "IMF 시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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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150억원 영업적자를 낸 SBS가 6월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 2일 “위기 대응” 차원에서 조직을 슬림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SBS는 다음 달 1일부터 업무성 경비 감축, 국내외연수 한시적 중단 등을 포함한 비용절감 방안을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대주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오너 리스크’가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SBS 비상경영이 현실화되면서 막연하던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SBS 경영위원회는 23일 사내에 공지한 ‘6월 비상경영 시행에 부쳐 드리는 글’에서 1분기 영업손실이 15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하며 “지속가능한 SBS를 만들기 위한 비상 조치로 우선 비용절감 방안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영위원회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올해 적자가 불가피한 수준”이라며 “IMF 시절인 1998년의 101억 영업손실, 종편 출범으로 광고시장 잠식이 본격화됐던 2014년 129억 영업손실, 리우올림픽 흥행에 실패했던 2016년 89억 영업손실을 떠올리게 한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에 SBS는 △업무추진비 △CP 연구개발비 △사업진행비 △접대비 △회의비 등 업무성 경비를 30% 이상 감축하고, 국내외연수 선발과 직무역량 교육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해외 취재비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고, 신규채용도 당초 계획보다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다. 그밖에 해외 출장 최소화, 정책예산(예비비) 배정 중단, 연차휴가 사용 촉진 등도 시행한다.

SBS 목동 사옥. /김고은 기자

단, “프로그램 제작 현장 업무에는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제작진행비와 취재활동비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 경영위원회는 “경영위원들이 솔선한다는 차원에서 임원의 업무추진비 감축 폭을 직원보다 더 크게 했다”면서 “관례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사장의 올림픽 현장 출장(7월, 파리올림픽)도 비용 절감 취지를 감안하여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용 절감과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100억원 가까운 수지개선”이 기대되는 것으로 경영위원회는 추정했다. 경영위원회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원적 투자는 소홀함 없이 필요하다면 더 우선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다행히 5월 지상파 전체 광고 시장이 전년 동월 수준까지 회복되는 조짐이 있고, 현재 추진 중인 신규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KB증권 “2분기 성장 가능성도 낮아”…‘파리 특수’ 가능할까

그러나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 SBS에 대한 투자 리포트에서 “통상적으로 2분기는 광고 성수기이므로 1분기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2분기 광고 매출액 성장률을 전년 대비 –7%로 예측했다.

SBS의 1분기 광고 매출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억원(15.6%) 줄었고, 영업손실은 7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SBS는 지난해 1분기 적자를 내고도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을 하며 연말 34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흑자 규모는 전년(2022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최 연구원은 “7월 말부터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이벤트 중계를 시작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프랑스와의 시차 때문에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 등에 열리는 점, 남자 축구 탈락 등으로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가 줄어든 점 등을 고려할 때 올림픽 특수를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광고시장 침체와 함께 오너 리스크가 SBS 경영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최 연구원은 지난 2월 SBS 자회사의 미디어넷 인수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면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하향 조정했다. 그에 따르면 SBS 연결 자회사 부문은 통상적으로 분기당 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반해 이번 분기에선 미디어넷 인수에 따른 영향으로 영업이익 29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SBS 이사회는 지난 2월 SBS 자회사인 스튜디오프리즘을 통한 TY홀딩스 자회사 SBS미디어넷 지분 전량 인수를 결정했다. SBS는 당시 인수 목적에 대해 “SBS미디어그룹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지만, 노조는 태영 리스크가 SBS에 전이되는 상황을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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