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만이 살길"... 국제신문 노조, 상경 투쟁

만성 적자, 임금 체불 등 경영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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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14일, 국제신문 노조가 대주주 재단법인 능인불교선양원(능인선원)을 상대로 조속한 매각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임금 체불 등 경영파탄의 책임이 대주주에 있다며 “매각만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가 만성적 재정난에 시달리는 국제신문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를 14일 대주주 재단법인 능인선원 앞에서 열었다. /김고은 기자

이날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 앞에 모인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 조합원 등 80여명은 “능인선원이 짠 만성적 적자구조에 갇힌 국제신문은 존립을 위협받는 실정”이라며 매각을 통한 국제신문 정상화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능인선원 이정섭 대표(지광스님)는 국제신문 지분 7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신문은 누적결손으로 인해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283억원 더 많아 부도 위기까지 몰린 상태다. 임금은 수년째 동결됐고, 임금 체불이나 퇴직금 미지급 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났다. 이에 국제신문지부는 지난해 5월에도 추가 투자 또는 매각 등을 요구하며 상경 집회를 하기도 했다. 당시 대주주의 면담 약속 등을 믿고 한발 물러섰던 노조는 지난 1년간 달라진 게 없다며 이번만큼은 정상화 약속 이행을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자 상경 집회를 하루 앞둔 13일 능인선원 측에서 노조에 협상을 제안했고, 이에 빠르게 협의가 진전되면서 14일 집회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다. 노조는 능인선원과 국제신문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서면으로 약속한 일정대로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다시 상경 집회 등 강경 투쟁으로 맞설 방침이다.

이날 국제신문지부의 상경 집회에는 국제신문지부 조합원 60여명을 비롯해 언론노조 집행부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김고은 기자

김승주 국제신문지부장은 “우리 투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매각 때까지 이어갈 것”이라며 “지역 언론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부동산 장사에만 몰두한 이에게 국제신문 사주 역할을 맡길 순 없다. 국제신문 대주주는 언론을 위한 사람이 돼야 하고, 노조는 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들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한 한 3년차 기자는 “능인선원이 소유주이면서도 곪아가는 국제신문을 방치하고 있다. 매각도 비공개로 진행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동어반복만 몇 년째”라며 “국제신문의 미래를 위해 더는 회사를 망가뜨리지 말고 손을 떼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는 허황된 약속에 속아 발걸음을 옮겼지만, 이번엔 꼭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판부 한 조합원도 “능인선원의 무능 경영과 인사로 인해 땀 흘려 일하고도 월급날이 다가오면 불안하고, 상여금은 당연히 밀리겠지 생각하는 게 일상이 됐다”면서 “십수년을 일하고 청춘을 보낸 결과가 이것이라면 저와 우리 국제신문 가족들은 더 이상 허송세월 보내지 않겠다. 국제신문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똘똘 뭉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능인선원 전경. /김고은 기자

연대 발언에 나선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다시는 지광 같은 무자격자, 무능력자가 국제신문을 망치지 못하도록 부산 시민과 독자들의 뜻을 모아 국제신문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지광을 몰아내는 것을 넘어 국제신문이 책임 있는 언론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올바른 대주주, 정상적 자본을 만들어내는 일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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