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때가 되면서 방조제가 한껏 모아 둔 바닷물을 쉼 없이 쏟아냈다. 9m에 이르는 조수간만의 차가 장관을 만들어 냈다. 각국에서 온 기자들의 관심도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에 집중됐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24 세계기자대회’ 마지막 날인 25일 참가자들은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를 잇는 시화방조제를 찾았다. 안산의 다문화 거리도 둘러봤다.
1994년 완성된 시화방조제는 12.7km의 길이를 자랑한다. 바닷속에는 2011년 조력발전기가 만들어졌다. 하루 두 번 밀물 때마다 바닷물이 이동하는 힘으로 직경 7m가 넘는 거대한 터빈 10개가 돌아간다. 이렇게 만든 전기는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각국이 경쟁하는 만큼 기자들의 질문도 많았다. 캐나다의 제임스 그리피스 기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조력발전소가 맞는지 다시 한번 물었고 말레이시아에서 온 노릴라 다우드 기자는 외국의 조력 없이 한국만의 기술력으로 만들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조력 발전은 국제적으로 흔한 방식은 아니다.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충분히 커야 하는 자연환경 때문에 프랑스와 캐나다 등 주요 몇몇 국가에만 발전소가 있다. 서해안에는 시화호 외에도 발전기 설치 후보지가 4곳 더 있다.
하지만 바닷물과 담수의 흐름을 막는 방조제를 설치해야 해 환경파괴 우려가 있고 실제 2016년 점박이물범의 서식지인 충남 서산시 가로림만은 발전소 계획이 철회되기도 했다.
기자들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음식거리와 이곳에 있는 안산시 산하 외국인주민지원본부도 방문했다. 안산은 1980년대 반월공단이 생긴 뒤 90년대 초반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면서 외국인 거리가 형성됐다. 100여개 국가에서 온 11만명이 안산에 살고 있다.
인도에서 온 군짓 스라 기자는 “외국인주민지원본부에서 어떤 일을 도와주느냐”고 물었다. 권순길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장은 “모든 것을 다 한다고 보면 된다”며 “고용이나 의료 문제 등 외국인이 이곳에서 겪는 모든 문제를 돕는다”고 답했다.
외국인주민지원본부는 국적취득 교육과 결혼이민자 상담, 공장 노동자 인권보호 등 업무를 15개국 언어로 지원한다. 법무부의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외국인력팀도 건물에 입주해 있다.
카타르의 모하메드 하디 카르모스 기자는 “세계 여러 나라를 많이 다녀 봤지만 이렇게까지 다양한 문화와 국적이 한곳에 모인 지역은 거의 처음 봤다”며 “거리가 깨끗했고 어느 문화도 배제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22일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3박 4일에 걸친 세계기자대회는 이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참가 기자들은 DMZ와 수원화성 등 방문지에서 취재 열기를 보였고, 개인일정을 만들어 취재하기도 했다. 기자들은 26일 각국으로 돌아가 대회 참가 소식을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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