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식감 일품… 한 솥 가득 끓여 나오는 '토종닭 누룽지 백숙'

[기슐랭 가이드] 청주시 상당구 장수촌

가족 모임을 위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고려할 것들이 있다. 가족 중에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없는지, 아이가 있는 경우엔 아이도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 깔끔한 곳인지, 조용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인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곳은 그런 고민을 조금 덜게 해준다. 먼저 야채와 함께 나오는 막국수는 맵지 않으면서도 새콤하고 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져 입맛을 돌게 해준다. 본 메뉴인 닭백숙을 만나기 전 한국식 애피타이저로 제격이다.


메인인 푹 삶은 토종닭 백숙은 아이가 먹기 좋을 정도로 연하고 까다로운 입맛도 사로잡을 만큼 식감도 좋다. 이미 간이 되어있어 굳이 소금을 찍어 먹지 않아도 된다. 백숙을 먹다 보면 백숙 본연의 맛과 향이 느껴지면서 평소 소홀했던 건강마저 채워지는 느낌이다.


여기서 마무리면 섭섭하다. 토종닭 백숙과 함께 푹 삶은 누룽지가 들어간 닭죽이 솥에 잔뜩 담겨서 나온다. 이미 쌀에서 우러나온 단맛이 있어 굳이 간을 하지 않아도 고소함이 느껴지고 죽에 퐁당 담겨있는 누룽지는 입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잘 익은 소고기를 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게 한다. 고소하면서도 식감 있는 닭죽에 나도 모르게 한 그릇이 두 그릇되는 일이 일어나지만, 많이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지 않고 소화도 잘 된다. 맛도 맛이지만 양도 많아서 대부분의 사람이 남은 죽을 포장해서 가져가기도 한다.

하지만 20년 넘게 운영하던 이곳 본점이 사장님의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됐다. 건강도 챙기면서 까다로운 가족의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을 다시 방문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몰려들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본점 말고도 전국 몇 군데에 체인점이 존재한다. 체인점이 있다는 지역을 지날 때마다 이곳에서 먹었던 담백하면서도 식감 있는 맛과 가족끼리 만나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던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갈 예정이다. 20년 넘게 한 곳에서 많은 사람의 입맛을 만족시켰을 곳. 남녀노소 모두 만족스럽게 식사할 수 있는 이곳의 체인점을 발견한다면 망설임 없이 들어가서 푹 삶아진 토종닭 백숙과 새콤한 막국수, 누룽지의 식감이 있는 닭죽까지 즐겨보길 바란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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