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사들이 총선방송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로 6개월 전부터 전담팀을 출범시킨 방송사들은 이번 총선방송에서 정보에 재미 요소를 곁들인 콘텐츠·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청자들에 다가가고 있다. 특히 개표 당일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 기존보다 성능을 높인 당선예측시스템 등을 통해 각 사만의 차별화된 총선방송을 꾀하고 있다.

SBS는 AI 기술을 여러 총선 콘텐츠·서비스에 접목한 곳이다. SBS 선거방송의 마스코트 거대 곰 인형 캐릭터 ‘투표로’는 이번엔 생성형 AI 챗봇 기술과 가상 음성 기술 등을 장착한 ‘AI 투표로’로 진화했다. AI 투표로는 개표 당일 실시간 데이터와 딥러닝한 과거 정보를 연계해 앵커의 질문에 바로 답하는 선거방송 해설에 나선다.

AI 기술이 결합된 SBS의 당선예측분석 시스템은 기존보다 사전투표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실시간으로 개표 데이터를 분석한 뒤 당선 확률을 제시하는 ‘AI 오로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길을 열다’가 SBS 총선방송 슬로건이라고 소개한 진송민 SBS 선거방송기획팀장은 “개표 당일 LED 화면 자체가 움직이며, 길이 열리는 걸 형상화한 무빙 스튜디오가 구현된다”며 “길을 콘셉트로 한 여러 실시간 개표 정보 그래픽들도 준비되어 있는데, 저희의 강점인 보는 재미와 함께 정보성을 강화하기 위해 까다로운 로직이 들어간 실시간 추격도 등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선거방송기획팀 자체 콘텐츠뿐만 아니라 여러 부서와의 협업 결과물도 준비했다. 디지털뉴스제작부는 선거방송기획팀, 라디오센터와 함께 투표 당일 아침부터 개표 끝까지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여줄 예정이다. 정명원 SBS 디지털뉴스제작부장은 “대표 콘텐츠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라디오센터의 대표 코너인 ‘김태현의 정치쇼’와 콜라보해 총선 결과를 분석하고, 선거 독려 분위기도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MBC는 선거방송 홈페이지 ‘선택 2024’를 통해 총선 뉴스, 선거방송기획단의 패널·여론 조사 분석 결과 인터렉티브 서비스, 유튜브 영상 등 자사만의 다양한 총선 콘텐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MBC는 26일부터 이용자가 관심 지역과 관심 후보를 등록하면 선거 당일 해당 지역과 후보에 대한 투·개표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도 선보인다.

첫 패널조사에서 이른바 ‘미결정층’으로 나타난 21%의 유권자를 반복, 추적하는 ‘the 21%’는 MBC의 대표 총선 콘텐츠로 꼽을만하다. MBC는 패널조사를 통해 5차례에 걸쳐 이들의 결정 변화를 따라간다. 김경태 MBC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선거철만 되면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가 봇물처럼 터지고, 여론조사가 어떠한 노이즈처럼 들리는 세상이 됐다. 패널조사를 5차에 걸쳐 한 이유”라며 “이른바 ‘샤이 보수’, ‘샤이 진보’라고 불리는 여론조사 무응답층은 사실상 선거판을 결정하는 분들인데, 이들의 조용한 외침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건 여론조사가 아닌 패널조사라고 봤다”고 말했다.

KBS는 자사만의 당선자 예측 시스템 ‘디시전K’를 업그레이드한 ‘디시전K＋’를 개표방송에서 활용한다. 하나의 선거구를 읍면동 단위로 더욱 세분화하고,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유력’, ‘확실’, ‘당선’을 예측한다는 계획이다. 또 KBS는 지난달 29일부터 선거방송기획단의 총선 유튜브 라이브 방송 ‘여의도 중계’를 통해 정치·총선 이슈를 다뤄오고 있다. 투표 당일에도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와 김성완 시사평론가, 김봉신 여론조사 분석가 등이 참여해 총선 분석에 나선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실시한 ‘4·10 총선 출구조사’는 선거마감 시간인 오후 6시 발표된다. 254개 지역구 전수 출구조사는 물론 투표자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전투표자에 대한 전화조사도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이어 실시된다.

김경태 단장은 “이번 총선은 지방선거나 대선 때보다 모집단 규모가 작아 사전투표 전화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정해 예측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출구조사 발표 후 오후 10시쯤 유의미한 개표 결과들이 나올 텐데, MBC의 경우 기존 5차 패널조사 데이터를 가지고 ‘누구는 왜 이겼고, 누구는 왜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되짚어보는 식으로 결과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JTBC,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편 4사도 총선특집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다각적으로 보도하는 등 다양한 총선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JTBC는 지난 11~15일 연속해서 총선특집 여론조사를 보도했다. 통상 1000명으로 이뤄지는 여론조사보다 2배 많은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7개 권역의 총선 민심을 다뤘고, 총선 격전지 지역구 총 13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정치부 기자와 PD, 정치조사 전문가들과 함께 ‘MBN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MBN은 지난 11일부터 빅데이터를 통해 총선 민심을 분석한 ‘총선 빅데이터 톡톡’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채널A는 지역구 중 가장 치열한 격전지를 기자가 직접 찾아 조명하는 기획 ‘더스팟 254’,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막전막후를 다룬 ‘진짜정치’,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여론 아는기자’ 등의 총선 기획을 내놓고 있다. 총선 페이지 ‘결정 2024’를 통해 관련 뉴스와 선거 정보, 후보자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는 TV조선은 정치부 기자들이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들을 찾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시리즈 ‘격전지를 가다’,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총선설명서 서반장vs김반장’ 등을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