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전 YTN 상무가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하고 예상대로 사장 선임까지 되고 나면 YTN에선 대규모 인적 개편과 그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피바람’이 불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미 YTN 내부에선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실제 최근 YTN 영상부서 공용 컴퓨터에서 신임 사장에 대해 보고를 목적으로 작성된 듯한 글이 발견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영상부서 현황 보고로 시작하는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영상은 강성 노조원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에 대한 통제와 추후 자회사 편입이 쉽도록 영상국을 신설해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영상부서가 담당하는 기획취재는 “정치성이 없는 가벼우면서 시청자가 재미있을” 아이템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파업과 시위의 선봉에 서서 특정 정파에 회사를 들어 바친 사람들, 그래서 회사를 나락으로 몰고 간 자들은 발본색원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본보기로 삼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글에서 드러나는 노조에 대한 강한 반감은 언론노조와 YTN지부를 향한다. 이를 주요 동력 삼아 활동하는 YTN방송노조(기업 단위 노조)도 YTN 민영화를 “새로운 길”이라 반기며 사실상 ‘인적 청산’을 주장해왔다. 유진이엔티의 YTN 인수가 확정된 뒤 우장균 사장 등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여온 방송노조는 지난 21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와 공동으로 ‘YTN 정상화 선포식’을 열고 “과거에 대한 사과는 물론 공적 기능을 마비시킨 당사자와 동조자 모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선포식에선 “언론노조 박살, 박멸” 같은 발언도 나왔다. 김현우 방송노조 위원장이 초대 회장을 맡은 언총은 지난달 성명서에서 “반드시 민노총 언론노조와 싸울 수 있는 사장이 선임되어야 하며, 혹독한 지난 시절을 당당하게 버텨낸 YTN 방송노조원들을 중심으로 한 인물들이 YTN을 경영하는 경영진과 보도를 책임지는 주요 보직에 임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대로 과거 YTN에서 노조를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퇴임 후에도 공공연히 노조에 반감을 드러냈던 김백 전 상무가 복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YTN에서 벌어질 일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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