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1' 선거방송 심의... MBC"날씨정보에 정치 씌워"
선방위, MBC 일기예보 신속심의 논의
국힘 민원제기...한동훈 비대위원장 "선 넘었다"
MBC "당황스럽다"...조선 "언론통제 경계해야"
4·10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기호인 ‘파란색 1’을 노출해 선거운동을 했다며 논란이 된 MBC 일기예보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에서 심의된다. MBC는 날씨정보에 정치 논리를 씌웠다며 반발했고, 조선일보도 사설을 통해 언론통제를 우려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위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고 MBC 일기예보를 신속심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다. 백선기 위원장은 선방위에서 신속심의를 한 전례가 있는지부터 확인해 달라고 사무처에 요청했다. 신속심의에 오르면 한 달가량 걸리는 절차가 단축된다. 안건은 당장 7일 열리는 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방송은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가장 마지막에 나온 날씨보도다. 기상캐스터는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습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농도 최저값이 세제곱미터당 1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1을 4차례 언급하는 동안 배경에는 10초 정도 파란색 1 그래픽이 띄워졌다.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28일 이 방송을 심의해 달라는 민원을 선방위에 제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미세먼지 핑계로 '1'을 넣었다던데, '2'를 넣을 핑계도 많을 것”이라며 “아무리 그간 극도로 민주당에 편향된 방송을 해온 MBC지만, 이건 선 넘은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최철호 선방위원도 29일 회의에서 “최저농도가 1을 기록한 게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이미지 조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과거에도 1을 강조해 보도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최신형 3D 그래픽을 도입해 이를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장경 앵커는 “날씨 정보에 정치라는 프레임을 씌워 사실을 곡해”했다며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논평했다. MBC는 4분을 할애해 반론을 자세히 전했다.
조선일보는 4일 사설에서 “보도에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는 공론장에서 시청자가 판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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