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저널리즘책무실이 지난달 중순 ‘MBC 뉴스 스타일북’을 펴냈다. 이 책은 MBC 기자들이 취재와 보도를 할 때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필요한 사항을 간략히 정리한 실무용 참고 자료의 성격을 띤다. 펼쳐 보기 쉽도록 스프링 노트 형태로 제작됐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글자 크기를 대폭 키웠다.
총 65쪽의 이 얇은 문서는 큰 틀에서 공영방송 책무와 함께 △저널리즘 원칙 △뉴스 품질 △뉴스 문장과 표현 △화면과 음성 등 5가지 항목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영방송 책무는 단 9개의 문장으로 정리돼 있을 정도로 명쾌하다. 첫 번째 준칙, ‘살아있는 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를 시작으로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행태는 여실히 보여준다’, ‘약자들을 대신해 말한다’, ‘다양한 시민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뉴스의 임무다’ 등 권력 감시와 약자 대변의 원칙이 강조돼 있다.
저널리즘 원칙과 뉴스 품질 항목은 20여쪽에 걸쳐 자세한 내용이 제시된다. 저널리즘 원칙의 경우 △정확성 △불편부당성 △투명성 △신중함을 기준으로 인용 및 취재원 수, 정보 출처 등에서 기자들의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 품질에 있어서도 현장성과 심층성, 스토리텔링 등 각 항목마다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아이디어만 있으면 스탠드업은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문장의 주어만 바꿔도 맥락이 담길 수 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시청자는 몰입한다’ 등 여러 준칙에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기자들이 실제 취재 및 보도 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스타일북 제작은 지난해 7월 저널리즘책무실이 출범하며 시작됐다. 저널리즘책무실은 기자·PD 출신 언론학 교수 5명으로 저널리즘책무위원회를 구성해 그해 9월부터 매달 회의를 열었고, 정치·경제·사회·법조·기후환경·국제·영상 기사를 분석해 보도물이 MBC 프로그램준칙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저널리즘책무실은 “취재윤리를 비롯한 다른 중요한 사안은 스타일북이 다루지 못했다”며 “내용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가 얼마든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얇은 문서가 더 좋은 저널리즘을 추구하기 위한 MBC 기자들의 열정과 고민을 자극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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