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읽으려면 각오가 필요한 시대다. 기자들은 더욱 망설일 법하다. 2018년 어떤 기자들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어주고 기자, 언론, 소속회사를 비판하고 뜯어보는 일을 시작한다. 댓글에 대댓글을 달며 소통에 나선다. 책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25만명 구독자의 동명 유튜브 채널에서 이 난감한 시도를 5년여 간 이어온 KBS 젊은 기자들의 실험과 반성의 기록이다.
적어도 ‘현명한 댓글러에게 배운다. 겸손한 태도는 대중의 분노를 신뢰로 바꿀 수 있다. 기자들은 사과하고 반성하며 성장한다’는 생각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해 보였다. 책은 그 지향이 현실에서 성과를 거두고 언론-대중 간 괴리 해소, 언론 상호비판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못 다한 얘길 담는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KBS에서 어떻게 이 시도가 시작됐고, 우리 언론과 기자의 현주소·반성 지점은 무엇인지, 기존 언론 소통과 달리 어떤 노력을 했는지와 함께 주요 보도 아이템을 다시 깊게 전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댓글 공간에 건전한 소통 가능성이 깃들었다고 본 시선은 드물었다. 대중과 함께 떠들고 맞물리며 언론이 뉴스, 언론에 대해 말하는 시도 자체가 희소했다. 지난해 말 채널이 폐지되며 책은 수많은 댓글을 마주한 기자들이 남긴 가장 긴 마지막 편지 같은 성격도 담는다. 책이 한 시도의 끝일지 또 다른 시작일지 이 대댓글에 달릴 독자 반응이 궁금하다. 넥서스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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