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와 KBS, YTN, JTBC에 모두 1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저 방심위의 편향적 심의가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절차적 논란의 여지는 생각 못 했습니다. 그래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족과 지인들이 무더기로 관련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넣은 사실이 담긴 자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등장하는 민원인 한 명 한 명, 류 위원장과의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몹시도 지난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류 위원장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하나, 둘 확인될수록 화도 났습니다. 그런 민원이 수십 건으로 확인될 때는 허탈했습니다.
공들인 취재를 보도했음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바뀐 것 하나 없기 때문입니다. 류희림 위원장은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사퇴는커녕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관은 오히려 민원인 정보 유출자 색출에만 혈안입니다. 여전히 이름 모르는 공익제보자는 방심위 내부에 있습니다. 이 국면이 공익제보자는 몇 배 더 당혹스러울 겁니다. 외로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안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끈질기게 지켜보려 합니다. 이 보도가 조금이나마 가치가 있었다면, 모두 그의 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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