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5일자로 직원 120여명을 수신료 담당 인력으로 보내는 파견 인사를 냈다. 사측의 수신료 인력 재배치 계획 발표 당시에도 구성원의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예고한 대로 인사가 강행되자 “대상자 상당수가 원치 않는 발령”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앞서 KBS는 수신료국 인력 충원을 위해 사내공모를 진행했지만, 목표 인원이 채워지지 않자 지난 4일 본사 82명, 지역총국 74명씩 본부·직종별 필요 인원 할당 지시를 내린 바 있다. KBS는 최근 인사를 내어 본사·지역총국 직원 120여명을 수신료 담당 인력으로 파견 조치했다. 여기엔 본사 취재기자 11명이 포함됐다. 발령 일자인 지난 15일부터 이들은 각 배치된 수신료 사업지사로 출근하고 있는데, 본사 파견 직원은 수신료국 소속으로, 지역총국 직원들은 총무국 재원관리부 소속으로 수신료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일부 자원자를 제외하면, 파견 인력 대부분은 고연차 직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측의 할당 인원 배치 지시가 내려진 당시 수요 조사를 위한 부서장 개인 면담에서도 ‘현부서 장기 근속자’ 순으로 면담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 KBS 기자는 “당사자는 희망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이 제일 고참이기도 하니, 그냥 수용하는 모양새”라며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 이번 파견 인사에선 당초 사측이 할당한 것보다 적은 인원이 배치됐는데, 인사 발령 이후에도 할당을 채우지 못한 일부 부서에선 파견 대상자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같이노조는 15일 성명을 내어 “일부는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상자 상당수가 원치 않는 발령이었다”고 비판했다. 같이노조는 “상식이 있는 대다수 구성원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수신료 담당 업무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는 선발 원칙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고 공청회 한번 연 적이 없다”며 “면담에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기준에 의해 발령난 조합원들에 대해 후속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견 인사가 지역총국의 부족한 인력 상황 등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발령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KBS기자협회 창원총국지회는 15일 성명에서 “10명의 취재기자 중 한 명을 수신료 담당 인력으로 보내게 됐다. 강제발령”이라며 “혼자서 창원총국 유일한 시사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 제작자였다. 정상적인 기능조차 수행하지 못할 지경으로 내모는 이런 무책임한 방식에 창원기자협회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기계적인 파견과 복귀가 반복된다면 매년 이런 갈등과 불안은 반복될 것”이라며 “수신료 파견 인력 운영이 계속되어야 한다면 일률적 할당으로 지역방송을 고사 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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