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제399회 이달의 기자상] 박상용 KBS 시사제작2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박상용 KBS 기자

대형산불이 잦은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은 소나무 등 침엽수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날 때마다 불에 강한 이른바 ‘방화수림대’를 집중적으로 조성하고 활엽수도 많이 심겠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대형산불을 연이어 겪은 주민들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예전보다 활엽수 비중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나무나 침엽수를 많이 심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산불 이후 집단 벌목부터 모든 산림사업은 시작됩니다. 산림청은 산림사업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앞세워 한 해 수천억원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산하 특수법인인 산림조합에 주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관련법이 촘촘히 마련돼있기 때문입니다. 부실한 산림사업의 이면에는 수의계약의 길을 적법하게(?) 열어준 ‘산림 관련법’이 있습니다. 또 전문성과 특수성을 앞세웠다는 그 많은 산림사업 현장에서 부실공사의 흔적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임도에서는 산사태가 나고 새로 심은 나무는 상당수가 죽었으며 산사태를 막아준다는 사방공사 현장의 상당수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산림청 사업을 감시하고 예산 낭비를 짚어야 할 국회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취재 중 하나는 산림청 국정감사였습니다. 일부 국감 위원들은 산림청이 산림부로 격상돼야 한다며 편을 들어주고 여러 사업을 면밀히 검증한다기보다 산림청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자주 했기 때문입니다. 본편 방송 이후 많은 분이 정말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녹색카르텔’과 관련해 많은 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서 열심히 듣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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