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디어그룹 사원 여러분,
갑진년(甲辰年)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우선 어려운 가운데 지난 한 해 소임을 다해 각 분야에서 성과를 이뤄낸 사원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조선일보는 한국광고주협회가 실시한 500대 광고주 대상 설문조사에서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가장 선호하는 매체로 선정됐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신문’ ‘할 말은 하는 신문’이라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흔들림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는 디지털 시장에서도 부동의 1등을 지켜냈습니다. 조선닷컴은 신문사 홈페이지 중 페이지뷰와 방문자 1위를 기록했고, 모바일 조선일보 앱은 신문과 통신사를 통틀어 월간활성화지수 1위를 유지했습니다.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은 재테크와 건강 콘텐츠를 새로 선보이며 구독자를 더 늘려가고 있습니다.
AD본부는 다양한 신규사업에 나섰고, CS본부는 전국 단위 배달망 관리에 매진하는 등 모든 실·국·본부가 분투했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 각 계열사도 빛나는 성과를 냈습니다. TV조선은 종합편성채널 최초로 아시안게임 전종목을 중계하며 스포츠 빅이벤트 중계 지형에 새바람을 일으켰고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독점중계를 통해 젊은 시청층을 확보했습니다. 메인 뉴스 시청률은 다른 종편 뉴스를 압도하며 1위를 지켰고, 채널 전체 시청률도 53개월 연속 종편 1위를 달성했습니다. 미스트롯3는 국민들에게 또 한번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조선비즈는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분야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업들의 ESG 활동을 평가·소개하는 ‘ESG 클럽’에 116개 기업의 가입을 이끌어냈습니다.
사원 여러분,
새해는 조선미디어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미국 대선과 영국 총선, 러시아 대선과 대만 총통 선거를 포함해 70여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등 역사상 가장 큰 선거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정교해지는 AI발 가짜뉴스는 정치 양극화와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특히 언론 자유를 위협할 것입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진위를 구분하기 힘든 흑색선전과 선동이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런 소용돌이가 거셀수록 조선일보는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오직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추구하는 ‘팩트 퍼스트(fact first)’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훼손시키려는 각종 공세도 거셀 것입니다. 그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정확하고 질 높은 콘텐츠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가짜뉴스가 설 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 조선일보가 직면할 또 하나의 도전은 AI혁명입니다. 챗GPT 신드롬이 벌어진 지난해가 AI혁명의 예고편이었다면, 올해는 AI혁명에 대한 대응이 국가와 기업의 흥망을 가르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AI혁신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고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는 기업은 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뒤처질 것입니다.
미디어 업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대를 앞서 정보화와 환경의 가치를 일깨웠던 조선일보가 AI혁명의 시대에도 과감한 도전의식과 오픈 마인드로 개척자가 돼야합니다. 콘텐츠 제작·유통, 개별화된 독자서비스, 검색과 광고 시장에서의 활용 같은 새 먹거리 개발을 위해 사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협업과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회사도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서겠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 신문과 방송, 조선비즈를 아우르는 역대 최대 합동 취재팀을 파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조선미디어그룹 차원에서도 신문과 TV, 온라인 경제매체라는 각자의 정체성과 경계를 넘어 시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영향력을 배가시킨다면 그 결실은 조선미디어그룹 전사원의 몫이 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조선미디어그룹은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영문뉴스 서비스 확대가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새 영문 조선닷컴에는 한류와 한국 대표 기업들의 최신 소식, 북한 이슈까지 해외에서 관심있는 고품격 영문뉴스가 집중적으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사원 여러분,
지난해 전세계 기업과 가계는 인플레와 고금리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끝날 기미가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안으로는 저출산·고령화가 가파르게 악화하며 우리 사회는 급속히 역동성을 잃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회사는 사상 최대 규모 연말 격려금을 지급했습니다. 복지기금에도 350억원을 출연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1등 신문 없다’는 확고한 철학 때문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생성형AI로 만들어내는 온갖 가짜뉴스가 선거판을 뒤흔들고 여론을 왜곡할 것입니다. 사회 전체가 편가르기에 휩쓸릴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럴수록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론에 대한 갈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위기에 옥석(玉石)이 가려지는 법입니다. 어려운 시기, 조선일보가 지난 100년간 타협없이 지켜온 정론지의 전통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가슴 속에 되새깁시다.
사원 여러분, 올 한 해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마다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1일
조선일보사 사장 방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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