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안고 한 해를 시작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우리는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뤘습니다. 부정과 비리를 고발한 단독 보도와 깊이 있는 탐사보도물은 외부 포상을 잇따라 받으며 우리의 영향력을 높였습니다.
유튜브 채널은 국내 언론사 최초로 구독자 4백만 명을 돌파하고, 현재 425만 명의 구독자를 기록하며 온라인에서도 대표 뉴스채널의 입지를 굳건히 했습니다.
YTN의 강점인 재난방송에서 더욱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전국 8천 곳 이상의 CCTV를 실시간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인 '이다스'도 구축했습니다.
맡은 일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 준 사원 여러분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이런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엔 올해 마주한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방송시장 축소와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새해에도 외부 여건은 나아질 조짐이 없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언론사 지원 예산 삭감으로 우리도 70억여 원의 수입이 줄어들게 됐습니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총선도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 우리 보도에 대해 부당하게 트집을 잡는다면 저는 사장으로서 취임 때 밝혔던 다짐대로 외압을 막는 방패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도 공정성을 엄격히 지켜야 합니다. 검증 보도에 충실하면서도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일선 기자부터 데스크 간부까지 모두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주주 변경 문제는 해가 바뀌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YTN이 한국을 대표하는 뉴스 채널로 자리매김하게 된 바탕은 공적 소유구조에서 비롯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과 보도의 자율성’이라는 생각에 저는 아직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준공영 보도전문채널의 지배구조 변경은 한국 언론사상 유례없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형식적으로만 합법의 모습을 갖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법의 취지를 살려야 할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도 지적됐던 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 방안과 사회적 신용도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합니다. 또한 방통위원 정원 5명 가운데 단 2명이 심의한 처분은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달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최근의 법원 판단에도 주목합니다.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저는 사장으로서 담대하고 냉철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구성원들의 이익에 누가 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보도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기존 제도 존중은 지분 낙찰자 스스로가 밝힌 원칙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다진 공정방송 제도를 훼손하는 것은 국민의 높은 신뢰라는 YTN의 토대를 허물고 결국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30년 YTN의 역사에서 우리는 IMF 위기로 회사를 잃을 뻔하기도 했고, 방송을 좌우하려는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으며, 종편과 추가 보도채널 승인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커다란 어려움이었지만 우리는 하나로 뭉쳐 결국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번에도 닥쳐온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뜻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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